Random Thoughts 2012. 7. 25. 18:06

DTI 규제 완화 논란

요즘 DTI 규제 완화를 두고 말이 많다.

오늘 경제신문을 보니 정부의 기본 입장은 (명목) 소득은 낮지만 현금과 자산을 보유한 고령층에게 DTI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인데,

실수요층이자 역시 소득이 낮지만 곧 승진 등으로 빚을 감당할 수준이 될(?) 청년층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난타를 하고 있다.

 

이 논란을 보면 현재 부동산 시장의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단기간에 투기를 조장하며 부동산 버블을 만들어 경제 부양을 해놓은 부담이 결국 젊은 세대에게 모조리 전가될 것이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부동산 투기는 기성세대가 현재 가치보다 부동산 가격을 올려놓고, 후 세대에게 그렇게 부당하게 형성된 높은 가격에 팔아먹는

일종의 세대간 등쳐먹기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DTI 규제 완화 논란을 보라. 빚을 더 내게 해줘서 떨어져야 할 높은 가격을 어떻게든 떠받치겠다는 저런 구상은

결국 청년층이 빚을 내서 현재의 높은 시세를 일단 받쳐주고,

앞으로 승진 등으로 소득이 늘어나겠지만(미래가치) 그 뼈빠지게 일하고 받을 댓가를 현재의 기성세대에게 모두 미리 바치라는 말에 다름 아니다.

기성세대는 저런 장치들을 통해 (버블 이전이므로 현재 또는 미래세대에 비해) 훨씬 손쉽게 얻었던 자신들 소유 부동산의 자산가치도 유지하고, 현재 또는 미래세대의 노동력까지도 손쉽게 착취할 수 있는 저당을 확보하는 것이다.

 

물론 이건 일률적으로 세대간의 문제로만 보기는 어렵다. 한국 사회의 부동산 보유 편중도 세계적으로 봐도 만만치 않게 심각한 수준이고, 부동산 보유 격차에 있어서 세대간 격차보다는 계층간 격차가 본질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도 주거를 고민하는 젊은 세대로서, 요 며칠간 DTI 규제 완화와 관련해 실수요 운운하면서 청년들에게 빚을 더 내도록 해줘야 한다는 주장을 뻔뻔하게 펼치는 일부 언론들을 보고 있자니 분통이 터져서 한 마디 써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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