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 Thoughts 2012. 7. 19. 20:53

무관심과 방치와 독재의 징검다리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42748.html

 

이종석 전 장관께서는 흔히 제기되지 않는 일본의 문제점을 정확히 꼬집어내는 탁견을 보여주셨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똑같은 그 문제를 단순히 관료집단의 문제점으로만 지적하고 계신다. 

우리나라에선 본인을 비롯해 시민사회가 제대로 작동하여 결국 협정체결을 막아낸 걸 보면 일본보단 상황이 낫다고 낙관하시는 건지 모르겠으나,

저게 어찌 일본만의 문제이겠는가?

 

특히 외교분야가 아닌 내치에 있어서 무관심과 방치는 심각한 수준이다.

누구나 욕하지만 그냥 욕만 하다 끝나고, 청와대와 집권당의 전횡과 검찰과 언론의 직무유기는 끝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비난은 그저 지도자의 고집과 스타일에만 모아지고 있다.

집권 보수정당은 대선을 앞두고 그 동안의 정책기조를 완전히 거꾸로 뒤엎고,

급작스레 경제민주화니 복지니 하면서 급기야 증세까지 거론하는데, 그런 식의 포퓰리즘(!)에 대해 누구 하나 의문을 품는 모습조차 볼 수 없다. 

저 글에서 묘사된 일본의 모습과 다른 점이 없다.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에 대한 보고서에서 이른바 '악의 평범성'을 설파한 바 있다. 학살자 아이히만은 사악하지 않았고 유대인을 증오하지도 않았으며, 단지 히틀러 정권의 명령에 복종하고 근면하게 직무를 수행한 평범한 인간일 뿐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러한 평범한 인간들이 악한 행위라 할지라도 이를 성실히 수행하여 악을 돕고, 결과적으로 체제로서 악 자체가 되는 관성의 폐해를 지적하고 있다. 전체주의는 이렇게 구조적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다들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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