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 Thoughts 2012. 6. 30. 01:27

아빠 심정

같은 또래니까 그렇겠지만,

최근 주변 분들도 출산을 많이 해 그 분들의 태교소식, 육아소식을 SNS를 통해 접하고 있다.

 

SNS라는 곳이 대부분 나름의 자랑을 위해 쓰는 공간이라 그렇겠지만,

몇몇 분들은 와이프가 임신하고 있는 동안 받은 선물들을 방에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사진을 올린다든가,

출산 후 플로리스트에게 받은 꽃바구니 같은 걸 올려놓아 이 못난 아비를 주눅들게 했었다.

 

참, 아빠가 된다는 게 그런 것인지..

저 아기들은 훌륭한 아빠를 만나서 태어나기도 전부터 저렇게 호강을 하고 세상의 온갖 축복을 다 받는데,

우리 아기는 죄도 없는 어린 것이 못난 아빠를 만나서 남들이 받는 저런 축복을 못 받는구나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질 듯 하고,

내가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이 나이에 이런 곳에서 이러고 있나 싶어서 가슴이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한데 오늘 주변 분들로부터 축하한다면서 선물을 여러개 받았다.

아.. 저런 열폭을 하고 있던 와중에 그런 선물을 받으니 내 편협한 그동안의 생각들이 새삼 참 찌질하게 느껴지면서도 어찌나 감동스럽던지.

나름 시크한 도시남처럼 감사하다고 간단히 인사했지만, 속으로는 춤이라도 추고 싶었다.

 

이게 아빠 마음인가보구나.

 

바람처럼 병원으로 직행해서 여사님께 전달해드렸더니 여사님께서도 아주 기뻐하신다. 붕붕~ (이건 남편 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페이스북 같은데는 부끄러워서 절대 못 쓰고, 선물 주신 분들이 절대 안 찾아올 이런 곳에다가 쓰고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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