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promptus 2012. 6. 1. 01:12

후궁

훌륭한 후배를 둔 덕에 좋은 영화를 공짜로 보았다.

저글링떼처럼 몰려들어 무질서한사람들 틈바구니에 서 있는 건 조금 무서웠지만, 그것도 역시 삶을 위한 투쟁인가. ㅎㅎ

 

 

영화는 노출만을 강조하는 홍보와는 달리,

쉽게 볼 영화가 아니다.

라는 입소문을 듣고 갔는데 그 얘기가 수긍이 간다.

 

욕망에 대한 영화인 건 맞으나, 성(性)을 향한 욕망보다는 생(生)을 향한 욕망이 강하게 깔린 영화였다.

그런 삶에 대한 욕망이 섹스와 적절하게 결합하면서 나름의 반전을 거듭해 영화를 끝까지 묵직하게 밀고 갔다.

노출신들을 중간중간 잘 활용했고, 편집은 일품. 근래 본 영화 중에 여러가지 면에서 가장 섹시한 영화가 아니었나싶다.

조여정의 연기도 빛나서 정말 조여정을 다시 보게 됐다. 몇몇 장면에선 <해피엔드>의 전도연이 막 머리 속으로 오버랩되더라니깐. 안티가 좀 많은 스타일이라 어찌될지는 모르겠지만, 잘 풀리면 한 단계 올라서는 기념비적인 작품이 될수도 있을 것 같다.

 

근데 제목이 후궁, 거기다 부제는 제왕의 첩... -_-

후궁까진 그렇다고 쳐도 제왕의 첩은 어떻게 좀 안되나?

노출이 강하면서도 주제의식이 꽤 무거워서 그런지 보면서 <색계> 생각도 많이 났는데,

차라리 그런 식으로 이름을 짓는 건 어땠을까 싶다.

 

그리고 나와 여사님은 극찬을 아끼지 않지만, 영화 끝나고 일어설 때 주변의 반응은 좋기만 한 건 아니었다. 호불호가 갈리는 듯한 모습.  특히 어린 여성관객에게는 노골적 노출신의 불편함과 요즘 한국영화 트렌드와 다르게 코믹코드가 거의 없는 모습 때문에 어필이 안 되는 것 같더라. 

나야 뭐 수준 높은 영화라면 노출이 절대 빠져서는 안된다고 믿는 사람이니까.

관람을 고민하는 분들은 이 점도 고려하시라.

 

 

평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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