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 Thoughts 2002. 12. 8. 11:25

자신의(또는 자신만의) 세계

요즘 들어서 깊게 느끼게 된 것인데, 사람에게는 누구든지 '자신의 세계'라는 것이 있다는 생각이다. 너무 당연한 건가? ㅡ_ㅡ

그런데 그 자신의 세계라는 것이 참 미묘한 파장을 자신의 주위에 발생시키게 된다. 단적으로 나누자면,
첫번째로 자신의 세계를 남에게 강요하는 사람
두번째로 자신의 세계를 은연중에 남들에게 퍼지도록 만드는 사람
세번째로 자신의 세계를 드러내지 않는 사람
네번째로 자신의 세계가 불완전한 사람
정도로 자신의 세계와 관련된 사람의 분류를 할 수 있을 듯 한데... (물론 지금 잠깐 생각을 해보고 바로 글로 옮기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대충 분류된 것일 뿐이다)

아.. '자신의 세계'란 것도 알 수 없는 말이군^^ㆀ 뭐.. 이건 설명이 곤란한데, 자신의 의식의 방향,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사람마다 나름대로의 받아들이는 방법은 다를 것이다.

첫번째 사람은 자신의 세계를 기초로 모든 것들을 판단/재단하려는 경향이 강하고 거기에 부합하지 않거나, 자신의 세계와의 관련성이 없는 또는 적은 문제에 대해서는 배척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유형을 표현하는데는 '이기적', '자기중심적'이란 말이 유효할 것 같은데 그러나,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이기적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 말고도 전혀 그렇지 않게 생각되는 사람들 중에도 이런 자신의 세계를 강요하는 경우를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이 사람들은 다양성이란 개념을 자신의 세계 내에서 능수능란하게 구사-변형-발현시켜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게 교묘하게 처리함으로서 남을 호도-기만하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 (그렇지만 이런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그러하다는 사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쩌면 '나도 그렇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드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두번째 사람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모습인데, 자신도 모르고 남들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세계를 남에게 각인시킬 줄 아는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들이다. 이 사람들은 자신의 세계를 강요하지는 않는다.^^

세번째 사람은 '자신의 세계'가 확실하고 그에 대한 자기인식도 어렴풋이나마 있는데 이걸 굳이 드러내지는 않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도 좋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을 믿지 못하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이런 사람이 변하면 첫번째 사람이 될 가능성도 높다.
네번째 사람은 말그대로 '자신의 세계'가 불완전한 사람이다. '어린 사람'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그런데 조심해야 할 것은 세번째 사람이랑 네번째 사람이 혼동되는 일이 잦다는 것이다. 이럴 때 세번째 사람은 슬퍼하는 것 같다.


이렇게 분류를 해놨지만 뭐가 좋다 나쁘다하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사람의 성향이란 것은 그런 문제인 것이다. 그렇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이 '자신의 세계'는 자석 주위에 생기는 자기장처럼 어떤 파장을 주변에 발생시킨다. 문제는 바로 이 파장이 부딪혀 불협화음을 일으킬 때이다.

음.. 이런 문제에 대한 어떤 해결방법이 존재하는지(또는 존재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문제란 것이 근본적으로 해결방법을 내포하고 있는 문제와 해결방법을 내포하지 않고 있는 문제로 나뉘어 질 수 있다면 이 문제는 바로 후자쪽이라고 말해두고 싶다.
아까도 말했듯이 사람들은 '자신의 세계'에 대한 인식을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걸 간혹 인식하는 사람일지라도 그런 것에까지 신경을 쓰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남극해에 떠있는 빙하들처럼 자신만의 세계들이 이리저리 둥둥 떠다니고 있다. 간혹 '남의 세계'와 맞닥드리는 때가 있지만 그건 그 때 뿐, 각자의 '자신의 세계'는 단단하다. 속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어도 그 뿐인 것이다. 그렇게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뱀다리) 저렇게 써놓긴 했지만 난 내가 '자신의 세계'를 어떤 형태로 보여주고 있고 파장이 어떠한지도 잘 모르겠다. 자신이 잘 모른다는데에 묘미가 있는 그런 세계이다.



* BGM : Beautiful Life OST 中 - Million Suns


* ⓦⓘⓝⓓ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3-08-03 13:51)

12/09

내가 보기엔 강민은 두번째 사람같아~...이 홈피만 봐도 알 수 있잖아?
난..어떤 사람일까..과연..............불완전한 사람같아...ㅡ ㅡ ;

12/09

전 동생의 말을 빌리자면 양의 탈을 쓴 늑대같은 인간이라 ㅡ_ㅡㆀ ...
홈피 때문에 두번째라면 누난 두번째에서 첫 손에 꼽을 듯 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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