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들끼리도 확실히 싸울만한 일은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ㆀ 남앞에서 싸우면 보기 안 좋다.
어제 신촌현대백화점의 지하철통로에 앉아서 기다림이란 녀석과 잠깐 친구하고 있는 중이었다. 백화점 쇼윈도를 멀뚱멀뚱 쳐다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예쁜가 살펴보면서 심심해하고 있는 중이었다.
갑자기 내 옆쪽에서 무지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난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고 있는 중이었는데, 이 이어폰은 디자인이 특이해서 귀에 콕 쳐박히게 되어있는 스타일이라 차음성이 무지무지 강하다. 고로 나한테 옆에서 나는 소리가 들렸다는 것은 엄청나게 시끄러웠다는 뜻이다.
고개를 돌려보니 왠 괴수같은 녀석 하나랑 여자 한명이 서있었는데 아까 쳐다봤을 땐 뭔가 깨가 쏟아지는 것 같더니 지금은 오히려 싸우고 있는 중이었던 것이다. 원래 쌈구경은 젤 잼나는 건데 돈주고도 못하는 것이라 이게 왠 떡이냐~ 하고 이어폰을 빼고 대충 들어보니, 여자는 백화점에 들어가 쇼핑을 좀 하자고 그러고 있었고, 남자는 무슨 쇼핑이냐, 그냥 가서 밥이나 먹자는 것 같았다. 그런데.. 정말 둘이서 소리를 빽빽지르면서 싸우더니 마침내 괴수가 "넌 맨날 이따위야! 도대체 애가 말귀를 못 알아먹냐 %(+^=*(@~)*#"하면서 심하게 나오기 시작했고 여자도 어처구니없다는 숨을 몇번 쉬고는 "^#*&%$"라고 대응하더니 서로 "가~ 가란 말이야!"를 외치고는, 정말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동시에 홱~ 돌아서서 여자는 백화점 안으로 남자는 신촌으로 나가는 출구쪽으로 걸어가버렸다.
내가 보기엔 괴수가 생긴 것도 그렇고 게다가 여자한테 좀 져주지도 못하고 쪼잔스러운 것이, 모든 걸 다 잘못한 것처럼 보였지만 ㅡ_ㅡㆀ, 어쨌든 당사자 입장에선 모.. 다른 사정이 있을 법도 하니 그건 그렇다치고!
정말 방금 전까지 그렇게나 좋아보이던(그래서 '아니 저런 이쁜 여자랑 저런 괴수가 사귀다니!!' 하고 날 분노케했던 ㅡ_ㅡ;;) 커플이 저렇게 황당하게 싸우고, 저렇게 황당하게 제 갈 길을 가버리다니...라는 충격적 현실이었다.
모.. 사실 저러는 건 당연한 거지만, 다른 사람들이 대낮에 길거리에 서서 그러는 걸 보니 쇼킹했다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당^-^
결론은 연인들은 왠만하면 싸우면 안된다는 것이다. 크리스마스도 다가오는데...ㅎㅎ (이게 모니... ㅋ ㅔ ㅋ ㅔ)
* BGM : Lonely Christmas - CHAKRA -
* ⓦⓘⓝⓓ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3-08-03 13: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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