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 Thoughts 2004. 8. 31. 19:35

가치 변화

 

 

가치란 건 참 상대적인 것이라서,
개인에게 자괴감또는 적어도 쓴웃음을 안겨주기 십상이다.
저 패밀리 사진을 보다가 든 생각이다.

어린 시절 난 저 패밀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샌가 슈퍼패미콤이란 16비트 게임기가 나왔다. (저 사진 밑부분의 제일 오른쪽에 작게 있다.) 이 녀석이 바로 닌텐도 신화를 창조한 그 대단한 녀석이다. 패밀리 하나로 세상을 다 가진 듯 하던 나는 다시 슈퍼패미콤에 엄청나게 집착했다. 그 당시 최고의 게임이었던 스트리트 파이터2는 슈퍼패미콤에서만 돌릴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모님께선 그걸 절대 사주지 않으셨다. 가격이 비싸기도 했고(지금도 생각나는데 그 때 당시 16만원이었으니 지금으로 따지면 그 3배정도 되지 않을까?), 안그래도 패밀리로 게임하는 걸 못마땅해 하셨던터라 걱정이 되셨을 것이다.
난 패미콤 가지고 있어도 공부 잘 할 수 있다고 온갖 이야기를 다 해보았지만 결국 실패했다.(실제로 그 때 반에서 내 등수 앞에 있던 녀석은 갖고 있었다. 그리고 전교 1등하던 녀석은 매니아에 중독 수준이었고.. -_- 지금 생각난건데 그 녀석 내 게임잡지 3권 빌려간 후 과학고(학교가 섬에 있어서 고등학교 간 후로 만날 일이 없었다.)로 날라버려서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

이야기가 자꾸 새고 있는데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런 시덥잖은 이야기들이 아니라 가치가 변화했다는 것이다.
나에게 지금은 저 패밀리는 추억일 뿐이고 슈퍼패미콤은 전혀 가지고 싶은 마음이 없다. 이런 건 누구든지 다 그럴 것이다. 말 잘했다, 당연한 걸 가지고 왜 떠드냐고?

그런데 그게 간단치가 않더라는 것이다. 개인에게야 그저 그렇다 하고 말면 그만이지만 사회적인 가치가 변화할 땐 그저 자괴감으로 끝나는게 아니다. '집단'의 마력에 빠진 광신, 왜곡, 아집, 자화자찬, 후안무치, 결국 발작으로 발전하고야 만다.

요즘의 수구꼴통들과 겹쳐보니 참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 가치 변화는 '내가 그 땐 그랬지~'라면서 흐뭇한 웃음을 짓게 만드는데, 그리고 그 정도로 예쁘게 끝나는데, 사회적 가치 변화는 개판을 낳고야 마는 이유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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