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 Thoughts 2004. 9. 4. 05:07

노 대통령 옹호하기

 

 

글을 시작하기 전에 나 자신에게 다짐하는데,
짧게 쓰자. 간단히 쓰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말들이 많다.
그냥 말이 아니라 대부분 욕이다. 특히 내가 매우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이트 중 하나인 chosun.com에 가보면 거의 개판이다. 박통시대에 '국가원수모독죄'란 어이 없는게 있었고 실제로 처벌받은 사람이 부지기수더라면서 황당해하곤 했었는데, 박정희는 아마 지금의 chosun.com 같은 걸 두려워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독자 게시물의 2/3가 아주 저급한 대통령 욕으로 도배되어 있는 상황말이다. 그런 점에선 그들의 말대로라면 박통의 그야말로 혜안을 칭찬해주어야 하나? 30년 후 정보화 시대를 미리 내다보고 그 시절에 미리 국가원수모독죄라는 것까지 만들어두었으니 말이다. (지금은 이런 죄 없으니 오해마시길~)

간단히 말하면
노무현 대통령은 아주 잘하고 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자. 4년간의 개혁일정(이건 순전히 내 표현이고.. 1년은 왜 뺐냐면 내 생각에 이리 맞춰보고 저리 맞춰봐도 지금의 속도라면 노무현이 처음 계획한 일들은 4년정도면 마무리될 것 같다. 1년은 정권재창출을 위한 기간으로 남겨두지 않았나 싶다. 레임덕도 상당할테고..)은 그야말로 그랜드 플랜하에서 일사분란하게 착착 진행되고 있다.
노대통령이 항상 제시해 온 개혁과제는 크게 보면 정치개혁 - 언론개혁 - 과거청산으로 볼 수 있고 이것을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사법개혁이 추가되는 모양을 취하고 있다.
실제로 노대통령이 지금까지 해온 것을 보면, 검찰개혁부터 시작해서 정치자금개혁 → 이것이 정치개혁(17대 국회)으로 이어졌고 이를 바탕으로 과거사문제를 지금 다루기 시작하는 시점인 것이다. 그 후엔 언론과 사법전반의 후속개혁이 이루어질 것이고.. 거시적으로 이렇고 중간중간에 교육이라든지 군부, 정보기관개혁이 추가될 것이다. (군부는 지금 이미 하고 있는 듯하고)

난리브루스를 치고 있는 것 같지만 저렇게 크게 보고 한발 한발 나가고 있는 걸 확인하면 멋지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한다. 저런 게 말로는 쉬울지 몰라도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실제로 문민정부는 아예 실패했고, 국민의 정부는 저런 식의 개혁플랜을 가지고 있었는지조차 의문이다.)

그런데 이 쯤에서 반드시 짚어주어야할 것이 바로 경제문제이다. (꼴통들의 생각과 전략따위는 이미 알고 있다.)
경제, 솔직히 어렵다. 수구언론이 오바하는 것도 있지만 실제론 그들의 오바 이상으로 어렵다. 하지만 단언하건데 '위기'는 아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니, 97년 외환위기때의 수구언론이나 정부가 된 느낌이다 -_-) 저 쪽에서 이야기하는건 하나다. 지금 경제가 어렵다. 그 이유는? 사회가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혼란스러운 이유는? 노대통령 때문이다.(그들은 주로 개구리때문이라고 표현한다. 저급한 것들..) 그런데 저런 논리귀결이 사실적 타당성이 있을까? 그렇지 않다.

난 지난 대선 때 실제로 이런 생각을 했었다. 차기 대통령이 노무현이 되든 이회창이 되든 아니면 혹시 권영길이 되든, 정말 불쌍하다고.. 전 정권의 소위 실세라는 인간들이 카드남발과 부동산띄우기로 정권말 마지막 긁어모으기를 하는 것이 어린 내 눈에도 뻔히 보였고 그런 구멍은 고스란히 차기 정권으로 넘겨질 것이었기 때문이다. 경제에 대해 멋모르는 나도 앞으로 경제에 엄청난 암흑이 드리워져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는데 소위 요즘 말 많으신 그 전문가들께서 그런 사실을 몰랐겠는가? (그런데 이제와서 대통령 탓이나 하고 앉은 꼬라지라니..)
하지만 지금, 그 때 내 예상보다는 경제는 잘 굴러가고 있다. 마침 미 경제가 하강국면임에도 연착륙을 해주면서 우리 경제에 숨통을 많이 틔워주는 등 운도 따랐지만, 아무튼 노대통령 집권 초기 내 예상은 경제 때문에 개혁이고 뭐고 아예 건드려 보지도 못하고 폭삭 망할 수도 있겠단 것이었는데 그에 비하면 이것은 정말 그나마 잘해주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건 '위에 썼던 개혁플랜을 착착 이행시키고 있으면서도'라는 전제가 붙는 것이다. 저런 것이 아예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꼴통들 말대로 경제에 그야말로 올인하면 현재보다 쪼금 낫긴 하겠지만.. 그거 쪼금더 낫고 꼴통들을 더욱 양산해내는 건 그야말로 나라를 망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아무튼 꼴통들의 논리는 옳지 않다. 노대통령 때문에 경제가 어렵다는 것은 그야말로 소가 웃을 일이다. 현재의 카드남발로 인한 신불자 문제는 결국 시간이 해결하는 수 밖에 없다.(사실상 그들을 획기적으로 회생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부동산도 계속 눌러두어야 한다. 아.. 정말 어렵다. 노대통령의 의지가 변치 않기를!

짧게 쓰자고 다짐하고 시작했는데, 은근히 길어졌다.
변명조의 글이 되지 않게 쓰려고 했는데 어떤지 잘 모르겠다. 사실 자다 일어나서 쓰는 글이라 정신이 약간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결론은,
노대통령 아자! 대한민국 아자! 정도로 해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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