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팰리스 경매 나왔다' 다시 읽기

일단 이 기사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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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팰리스 경매나왔다

【서울=뉴시스】

국내 최고급 아파트, 부의 상징으로 통하는 타워팰리스가 법원 경매시장에 등장해 경기침체를 실감케 하고 있다.

10일 법원경매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 서울 중앙지방법원 경매 6계에서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72평형이 입찰에 부쳐진다.

감정가는 23억원으로 최근 시세인 21억~24억원에 육박하고 있어 첫번째 입찰에서 낙찰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법무법인 산하 강은현 실장은 "최근 강남 일대에 고급아파트들이 경매시장에 등장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며 "경기 침체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경매시장에서 체감경기가 드러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법원경매에 나온 매물은 총 4만801건으로 2년전인 지난 2002년 8월(2만226건)의 2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중 아파트 매물은 9972건으로 작년 8월(6303건)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은 지난 8월에 65.11%로, 지난 2002년 12월(64.60%)이후 최저 수준이다. 특히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74.50%로 지난 2002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타워팰리스 인근에 위치한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도곡동 대림 아크로빌도 최근 경매시장에 종종 등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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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느낌이 어떤가?
일반적인 사람이 일반적인 상태에서 (즉, 별 생각없이) 저 기사를 읽게 되면 일반적으로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아, 경제가 정말 어렵구나. 타워팰리스에 사는 정도의 경제력을 가진 사람이 망하는 판이니.."

실제로 기사 내에도 이와 똑같은 판단을 친히 써주기까지 했다.
"국내 최고급 아파트, 부의 상징으로 통하는 타워팰리스가 법원 경매시장에 등장해 경기침체를 실감케 하고 있다."
그리고 인터뷰도 따놓았다. 대 단 하 다.

내 말투를 보고 짐작했겠지만 저 기사는 정말 기자가 생각없이 쓴 기사이고 언론에서 할 수 있는 왜곡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 진정 언론이 현 시점에서 나라를 생각한다면 저렇게 기사를 써서는 안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타워팰리스가 경매에 나온 것을 경기 침체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 영향도 있긴 하다. 하지만 기사를 쓸 때 저렇게 쓸 정도로 그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은 아니다.

타워팰리스가 경매에 나온 직접적인 이유는 집이 팔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통 경매절차에 들어가기 전 채무자는 담보로 잡혔던 집을 팔아서 채무를 청산하려 시도할 것이다. 그런데 결국 팔리질 않았고 경매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경기침체와 관련이 있는가? 아니, 이 때의 이유는 경기 침체가 아니라 부동산 침체가 맞다.

부동산 가격이 정부의 강력한 정책으로 상당히 묶여 있고, 버블을 형성하고 있던 주상복합같은 경우는 채무자가 자신의 담보설정액만큼을 받고 팔아야만 했겠지만 이미 그 가격에선 거래가 이루어질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때 기사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성공을 칭찬하는 기사가 나와야 옳다.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진정으로 국가를 생각하는 언론이라면 말이다.

왜 어이없게 거기 경기침체를 갖다붙여서 안 그래도 안 좋은 경기를 더 꽁꽁 얼어붙게 만드냐는 말이다. 실제로 지금의 경기는 심리적인 요인도 상당하다. 그런 심리요인은 바로 언론들이 이런 식으로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짜증난다.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나라의 부유층은 더욱 아래와의 격차를 벌이고 있다.(실제로 90년대 0.2점대이던 우리나라의 지니계수는 외환위기이후 0.3점을 가볍게 넘어섰고 0.4점 돌파를 눈앞에 두었다가 참여정부 출범이후에야 다행히 0.3점초반대로 내려왔다.) 경기침체국면이면 부유층이 돈 벌기는 더 좋다. 그들은 여유자금이 많으니까 침체국면의 싼 가격에 매수해서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거다. 경기는 도는거고 언젠가 볕이 드니까.
즉, 타워팰리스에 사는 정도의 사람들은 우리나라 최상층 부유층이고, 그 중 하나가 경매에 나왔다는 건 그 부유층마저도 몰락할 정도로 지금 경기가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그들은 더욱 돈을 벌고 있다. 단지 부동산이 '현재' 묶여있을 뿐인 것이다.
정확하고 깔끔하게 판단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