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promptus 2006. 6. 23. 20:22

인생

기막히게 재미있는 영화였다. 하지만 이 영화를 평하기는 참 어렵다. 보면, 그냥 눈물이 나오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슬퍼서가 아니다. 정말 인생을 돌아보게 되고, 인간사를 돌아보게 되고, 그러다보니 눈물이 난다.
'인생'이라...
그렇다. 인생이다.

영화속에서 장예모 감독은 시대가 빚어낸 질곡들을 비판적으로 담아내지 않는다. 관객도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지 않게 된다. 시대의 비극 속에는 한 인간, 한 인간이 숨쉬고 있고, 그들 나름대로의 파란만장한 삶들이 시대에 깃들여 있다는 것을 자연스레 공감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역시 감독의 역량이 대단하다.)
누가 누구를 욕하겠는가? 그리고 순간순간마다 개인의 행, 불행을 논하는 것이 합당한 일인가? 결국 삶은 그 때 그 때를 살아가는 인간들이 그야말로 꾸역꾸역 살아내는 시간들에 불과하고, 어떻게든 그 질곡을 헤쳐나와 (또는 헤쳐나오지 못한 채) 생을 마무리 지은 뒤에서야 '인생'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주어지는 무상한 것이 아닐까 한다.

영화의 원제는 '활착(活着)'이다. (네이버 한자사전에 따르면,) '옮겨심거나 접목(接木)한 나무가 살아 붙음'이란 뜻이라고 한다.
결국 인생은 이런 것이구나. 고통의 삶을 이어가면서도 인간들이 포기하지 않고 생을 영위하는 것은, 미래는 더 나을 것이라는 그 거부할 수 없는 축복(?), 즉 세대를 내리지르는 희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라는게 감독이 하고 싶었던 말인 듯 하다.


원래 영화감상 쓸 때 캡처화면은 잘 안 올리는데, 영화가 워낙 좋았기에 약간 소개할까 한다.



평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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