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생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아이들

#1.

오늘 여사님과 저녁식사 중 나눈 대화에서 나름 충격적이었던 것은,
요즘 학교 선생님들이 소위 문제학생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인 즉 임용고사 경쟁률이 치열해지면서, 성적에 목매달면서 얌전히 학부를 마치고 시험 준비에만 매진한 학생들이 합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선생님들이 모두다 범생이들 뿐이라는 것이다. 경험의 폭이 매우 좁은 것은 물론이고.

그렇다보니 학생들이 약간씩 실수하는 것, 하다못해 옆의 학생들끼리 잡담하는 것조차 도저히 이해를 못한다는데... 모범생들에게 지극히 평범한 아이들이 이해받기 위한 발버둥까지 쳐야한다는 건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2.

비단 저게 요즘 선생님들만의 문제이겠는가.
지금까지 법조계는 엘리트 코스만을 착착 밟은 고매한 모범생들의 터전이었고,
그 분들게 평범한 서민들이 이해 안되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나마 그 동안은 고시한방 인생역전으로 법조계에 합류한 또라이(?), 아니면 운동권 출신 등 약간 다른 사람(?)들도 간간히 있었으나,
앞으로 로스쿨이 정착되고 나면 법조계는 학점귀신, 스펙기계들의 전쟁터가 되어버릴텐데...
학창시절 모범생들에게 이해받기 위해 발버둥친 아이들은, 커서도 법정에서 그보다 더한 모범생들에게 이해받기 위해 사투를 벌여야만 하게 생겼다.


'Random Thoughts > Law Like Lov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존재로 말미암아 발생한 권리  (2) 2012.07.08
금리인하요구권  (0) 2012.05.24
권리의 순위  (2) 2009.11.28
국장과 국민장  (2) 2009.08.19
존엄사 문제의 헌법적 쟁점과 간략한 비판론  (3) 2009.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