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promptus 2009. 8. 21. 10:51

마더


마더
Mother, 2009

감독 ㅣ 봉준호



동생에게 잘 만든 영화다. 그런데 기분이 아주 좋지 않다, 라는 이야기를 미리 들어온 터라 긴장한 채로 영화를 보았다. 뭐.. 보고 난 소감은 역시 잘 만든 영화이고, 그런데 기분이 좋지 않다라고 할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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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비교적 간단하다. 개인의 도덕관념을 이길 수 있는 힘, 그 거대한 죄책감을 억눌러버릴 수 있는 막강한 의지는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가?
몇가지가 있겠으나 영화에서 집중적으로 천착하는 바는 바로 모성애이다.

사실 개인에게 스스로의 도덕관념을 파기하도록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이유 때문에 죄책감을 이겨낼 용기(?)를 갖는다는 건, 비록 시작은 미약하고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갈수록 거대해져 사람을 옥죄게 된다. 최근에 나도 엇비슷한 일을 겪어보니 그 고통이 뭔지 약간 알 듯 하다. 영화에서 엄마가 종팔이를 만나 오열하는 장면은 그래서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것이다. (개인적 생각으론 이 장면이 영화의 클라이막스가 아닌가 한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따스하다고 믿는 그 모성애가 잔혹하고 냉혈적으로 발휘되는 극적인 전복을 보여줌으로서 영화적 구성력이 완결된다. 이런 식의 반상식적 전복을 내가 너무 좋아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아, 역시 잘 만든 영화이다.

그런데 기분이 좋지 않다.



평점은 ★★★★


p.s 한가지만 덧붙이면 이 영화로 원빈이 영화제 수상 후보가 된 걸 보고 사람들이 막 비웃었던 기억이 있는데... 내 생각엔 김혜자 할머니도 연기를 잘 했으나 원빈이 정말 뛰어난 연기를 선보였다고 생각한다. 그 표정들과 미묘한 말투의 변화는 정말.. 원래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으나, 아무튼 병신 연기의 달인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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