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promptus 2012. 10. 6. 19:51

청설

이 영화까지 보고 나니 정말 강한 의구심이 든다. 왜 대만의 남자배우들은 다 박태환을 닮은 것인가?

ㅎㅎ 농담이지만,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남자 주인공과 친구 중 농구하던 녀석이 묘하게 박태환과 닮은 구석이 있다 싶었는데 이 영화의 주인공도 묘하게 박태환과 닮은데가 있다. 그렇다고 똑같은 건 아니고, 서로 다른 부분들이 각자 묘하게 닮았네.

 

각설.

<그 시절...>보다 이 영화가 더 낫다고 해서 봤는데, 정말 그렇다.

예쁘고, 기분 좋은 영화였다. 스토리는 유치했지만 아기자기한 맛이 일품이었다. 배경이나 소품 하나하나까지 아주 신경 써서 배치한 티가 막 났다. 심지어 배우들의 티셔츠 문구까지도 의도하는 바가 있고, 그런 걸 캐치하기 쉽게 해 놓아서 하나하나 찾으며 보는 재미가 깨알 같았다. 영화를 정말 예쁘게, 예쁘게 찍어 놔서 어디 꼬투리 잡고 비판하고 싶은 생각도 별로 들지 않는다.

 

 

진연희는 이 영화에서도 무척 예뻤고(그 시절... 에선 못 느꼈는데 이 영화를 보니 연기는 못하는 것 같지만;)

 

 

남녀 주인공도 얼빵하고 귀엽고 잘 어울렸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평소에도 하고 싶었지만, 더 하고 싶은 일 세가지가 생겼는데, 첫번째가 수화 배우는 것, 두번째가 스쿠터 구입, 세번째가 대만 여행이다.

스쿠터는 안 그래도 며칠 전에 여사님께 넌지시 물어본 적이 있는데, 단칼에 거부됐다. ㅠㅠ 스쿠터는 도시인들에게 정말 훌륭한 교통수단인데..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에선 인식이 너무 나쁘다. 쩝.

대만은 주변에 다녀오신 분들은 다들 극찬하시는데 내겐 한참 후순위의 나라였다. 근데 이 영화를 보니 나도 비로소 대만에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 물론 이 영화가 예쁘게 보이려고 작정하고 찍은 걸 감안해야겠지만 그래도 나름 매력이 있는 나라인 것 같다.

 

 

듣는 것, 보는 것, 말하는 것.

영화의 메세지를 받아들이는 것, 영화 속의 소품들의 의미를 캐치하는 것. 여러 감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영화였다.

영화에서 나름 극적인 반전으로 준비한 대목을 난 영화 시작하자마자 알아차리고는, 쟤들은 언제 그걸 알게 되는거야? 하고 계속 기다렸다는 사실은 좀 슬프지만, 그것도 내가 요즘 너무 삐딱하게 보는데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 것. ㅠ 그런 우중충한 나에게 이런 가볍고 동화같은 이야기 한 편 보여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평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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