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화의 클럽에 들어가보면 커버스토리에 <양을 둘러싼 모험>의 마지막 부분이 씌여있다. 주인공이 모험에서 벗어나 기차를 타고 이른바 '세계'로 돌아오는 장면이다. 멋지다^^ 나도 홈페이지에 그런 글을 하나 써놓고 Sydney의 기억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따라쟁이다~ 따라쟁이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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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비슷한 것이었다. 아무것도 달라지진 않았다. 언제든 언제든 언제든. 사물의 존재 양식은 같은 것이다. 다만 연호(年號)가 바뀌고, 사람이 바뀌어 들어섰을 뿐인 것이다. 이러한 의미없는, 쓰고 버릴 음악은 어느 시대에건 존재했고, 이제부터 앞날에도 존재하는 것이다. 달이 차고 이지러지는 것처럼. 나는 멍하니 그런 생각을 하면서 꽤 긴 시간 동안 차를 몰았다. 도중에 롤링 스톤즈의 <브라운 슈거>가 나왔다. 나는 무심코 미소를 지었다. 멋진 곡이었다. 제법인데, 하고 나는 생각했다. <브라운 슈거>가 유행했던 건 1971년이었던가, 하고 나는 생각했다. 한참을 생각해 보았지만, 정확하게는 생각나지 않았다. 하지만 뭐 아무래도 상관 없는 일이었다. 1971년이건 1972년이건, 이제 와선 어느 쪽이건 상관 없는 일인 것이다. 왜 그런 일을 일일이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일까? 적당하게 산이 깊어진 곳에서 나는 고속도로를 내려와, 적당한 나무숲을 찾아서 거기에 고양이를 묻었다. 숲속 깊은 곳에 삽으로 1미터 가량 깊이의 구덩이를 파고, 백화점 종이봉지로 뚤뚤 뭉친 채로 '정어리'에게 말해 주었다. 내가 구덩이를 묻고 있는 동안, 어디선가 작은 새가 계속 울어대고 있었다. 플롯의 고음부(高音部) 같은 음색으로 우는 새였다. 구덩이를 깡그리 메워버린 후, 나는 삽을 차의 트렁크에 놓고, 고속도로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음악을 들으면서 도쿄를 향해 차를 몰았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그저 음악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 뿐이었다. 로드 스튜어트와 가일즈 밴드가 나왔다. 그 다음에 아나운서가 여기서 올디즈를 한 곡, 하고 말했다. 레이 찰즈의 <본 투루즈>였다. 그건 구슬픈 곡이었다. '난생 줄곧 잃어버리기만 했어' 하고 레이 찰즈가 노래하고 있었다. '그리고 난 지금 그대를 잃어버리려고 해'. 그 노래를 듣고 있자니까, 나는 정말 슬퍼졌다. 나는 진정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때때로 그런 일이 있다. 무엇인가 하찮은 일에 내 마음의 가장 연한 부분이 건드려지는 것이다. 나는 도중에서 라디오를 끄고, 서비스센터에 차를 멈추고, 레스토랑에 들어가 야채 샌드위치와 커피를 주문했다. 세면실에 들어가 손에 묻은 흙을 깨끗이 씻고, 샌드위치를 한 조각만 먹고, 커피를 두 잔 마셨다. 고양이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을까, 하고 나는 생각했다. 그곳은 캄캄하겠지, 하고 나는 생각했다. 종이봉지에 흙이 닿는 소리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걸맞는 거야. 네게나 내게나. 나는 한 시간 동안 그 레스토랑에서 야채 샌드위치가 담긴 접시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꼭 한 시간 후에 제비꽃빛 제복을 입은 웨이트리스가 앞에 와서, 그 접시를 치워도 좋냐고 조심스레 내게 물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 하고 나는 생각했다. 사회로 되돌아가야 할 때였다.
- dance, dance, dance 中 ------------------------------------------------------------------------
양을 둘러싼 모험에서 '세계'로 돌아온 주인공은 dance, dance, dance에서 '사회'로 돌아가기위한 또 한번의 모험(?)을 시작한다.
난 지금 서태지의 새 음반을 듣고 있고, 밥을 먹고 물을 마셨으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였고, 이제 '세계'로 되돌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하고 있다.
* BGM : Rolling stones - Brown sugar
* ⓦⓘⓝⓓ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3-08-03 13: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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