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 Thoughts 2004. 10. 7. 06:22

옛날 이야기1

내가 아는 고사들 중에서 재미있는 것들을 한 번 써보려고 한다.
사실은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을 나도 까먹어버릴까봐 ㅋㅋ
여기에다 써놓으려고..^^

첫번째 이야기는!
'기우(杞憂)'란 말에 대한 것.

중국의 하나라를 무너뜨리고 은나라가 천하를 잡은 건 다 알고 있을거고. (현재 하나라는 실체가 확인되진 않지만 <사기> 등 역사서에는 등장한다.)
그런데 지금은 보통 왕조 교체라면 그 전의 왕조를 싸그리 쓸어버리고 새 왕조를 여는 걸 상상하겠지만, 은나라가 하나라를 무너뜨릴 땐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은나라는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고 점을 치는 등 미신적인 것에 상당히 집착하는 왕조였다. (점을 치는 것 때문에 갑골문을 남겨서 후세의 역사가들에겐 보물을 남기게 되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하나라 왕조를 무너뜨렸지만 그 하나라 왕족의 조상에게 제사를 지낼 수 있도록 그 일족들을 남겨서 변경의 제후로 봉했다. 물론 이유는 은나라가 하나라 조상 귀신의 노여움을 사서 재앙을 입지나 않을까 걱정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남은 은나라 일당이 봉해진 지방이 바로 기땅이었고, 기나라가 되었다. 하지만 망국의 땅이기 때문에 기나라는 물론 그 땅에 사는 사람도 업신여김을 당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문헌에서도 그렇고 일반 백성들의 소문에서도 그렇고 기나라 사람은 아예 또라이로 취급되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기우는 바로 여기서 나온 말이다. 한 기나라 사람이 하늘이 무너질까봐 걱정을 하더라는 것이다. 진짜 그런 일이 있진 않았겠지만 워낙 업신여김을 당하다보니 이런 누명까지 뒤집어썼겠지.. 그리고 이 말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어이없는 걱정을 할 때 쓰이고 있다.
하나라는 보통 기원전 1800년 경에 망한 걸로 보는데, 그렇다면 정말 이 기우(杞憂)란 말은 3000년을 넘는 장구한 시간을 넘어선 역사적인 말이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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