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 Thoughts 2005. 1. 26. 19:38

옛날이야기6 - 우리가 아는 중국옷은 중국옷이 아니다?

 

 

오랜만에 글 씁니다^^
이건 예전에 1월 26일날 쓰려다가 귀찮아서 소재들만 집어놓고 비밀글로 해놨었는데..
지금은 3월 28일.. 헉;;
두달이 넘도록 건드리지도 않고 뭐했나요?? ㅎㅎㅎ
게으름뱅이 -_-ㆀ

아무튼 중국의 전통복식에 대해서 써보겠습니다.


(연욱이랑 이야기하다가 이 내용이 떠올랐다고 여기다 써놨었는데.. 연욱이랑 무슨 얘기하다가 떠오른건지 도무지 생각이 안 나네;;; 아무튼!)

각설, 저 위에 김태희씨가 들고 있는 저런 옷, 치파오라고 하던가요? 우리들 모두가 중국 전통옷하면 저 치파오를 떠올리죠?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사람들도 마찬가지일거고요. 특히 우리 세대, <스트리트 파이터2>라는 게임을 열심히 했던 사람이라면 '춘리'가 입었던 옷으로 기억하실지도 모르겠네요. 지금까지도 코스프레에 등장하기도 하고..

그런데 제목에서 얘기한대로 우리가 아는 중국옷은 중국옷이 아닙니다. 치파오는 만주족들의 옷이었어요. 만주족들도 중국사람이 아니냐 하시겠지만, 현대 중국인들(한족: 漢族)도 절대 그렇게는 생각 안 합니다. 예전엔 더 심했죠. (중국의 역사는 한족과 다른 민족간의 싸움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즉, 한족들이 원래 입던 옷은 치파오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원래의 중국옷이라고 할 수 있겠죠. 현대에 들어서기 전 마지막 중국의 왕조가 만주족에 의한 청왕조였기 때문에 청왕조에서는 중국 전체에 대해 엄격하게 변발과 복장을 강요하였고, 그것이 현대에도 이어지고, 다른 서방세계에도 그렇게 알려져서 지금의 중국옷=치파오라는 생각이 자리잡게 된 거고요.

그러면 원래 한족들의 옷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이걸 약간 보여주는 역사상 재미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20C초 중국의 극단적 한(漢)족주의자였던 장병린은 일본으로 망명을 했는데 그 후로 사진 찍을 일 있을 때, 또는 공적으로 나설 때 항상 일본의 기모노를 입었다고 합니다. (뭐, 개인적으로는 싸이코라고 생각합니다만..;;;)
그 이유가 치파오는 야만적인 만주족들의 옷이고 기모노가 한족의 옷이랑 닮았다나 뭐라나.. -_-

간단히 설명하자면 옛 한족들의 옷은 우리 한복과 비슷했을 것 같군요. 한족들은 오래전부터 정주민족이었고, 부유하였으므로 몸을 움직이는 일이 많지 않아 한복처럼 옷단이 넓은 흰색계통의 옷을 입었다고 하고요.. 살이 많이 찌는 편이었기 때문에 펑퍼름한 옷으로 그걸 커버했다고도 하고..
장병린은 기모노가 중국옷과 비슷하다고 했다지만 허리를 타이트하게 조이고 밑단을 조여서 걷기도 불편한 그 옷과는 거리가 좀 많이 멀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치파오는 일단 진한 원색계통이고 옷단이 짧으며 몸에 딱 붙게 만들어져 일하기가 편하고 색깔때문에 때가 타도 표가 덜나며 바지로 되어 있어 말을 타는데도 편리하였다는 특성이 있죠. 그래서 특히 근대이전에는 여성들이 집안일 뿐만 아니라 바깥일(목축, 밭일 등)까지도 다 하지 않았습니까? -_-ㆀ 한족의 여성들은 이 옷을 좋아라 하면서 입어서 금방 보급이 되었다는 군요. 지금의 우리가 흔히 생각하기에도 치파오를 입은 여자분들은 잘 떠올릴 수가 있는데, 치파오 입은 남자는 강시밖에 생각 안 납니다. 실제로 여자들이 많이 입었기 때문에 그런거지요. ㅎㅎ

아.. 글을 쓰다보니 아까 처음의 연욱이와 대화가 생각이 났네요. ㅋ 펄벅여사가 그렇게 말했다고 했었나? 다른 사람이었나? 아무튼 근대 한중일 3국을 둘러본 외국의 부인께서 복식에 대해 이렇게 평가를 했다고 합니다. 일본인은 옷이 깨끗하고 몸도 깨끗하며, 한국인은 옷은 깨끗한데 몸은 더럽고, 중국인은 옷과 몸이 모두 더럽다. 이에 대해 한 교수님께서 물과의 접근성을 들어 그건 이치상 당연한 것이고 국민성과 연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하셨다, 란 이야기를 연욱이에게서 듣고는 중국옷 생각이 나버린 것이죠. ㅋ

아무튼 옷입는 것에도 역사와 생활방식이 녹아있다고 생각하면 참 재미있지 않습니까? ^^



ps 에고.. 근데 결국 다 쓰긴했지만 이것도 전에 잡아놓은 소재가 아까워서 억지로 억지로 쓰려니 참 글이 산만하네요. 쓰고 싶을 때 글을 써야하는데 요즘은 도무지 그런 때가 없으니.. 헥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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