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 Thoughts 2005. 8. 21. 15:33

斷想

#1

혼자 나와 살다보니 심심하기 그지 없다. 내 방에 있는 거라곤 모조리 책 뿐이고 -_-;;
TV도, 컴퓨터도, 심지어 라디오도 없어서(어차피 방에 있을 일이 별로 없어서 장만하지 않았다.) 공부하거나 책을 읽지 않을 때는 책상에 앉아서 멀뚱멀뚱 창 밖을 구경하는 게 일이다. 다행히 전망은 좋아서 바로 앞엔 신림천, 그 뒤로 신림9동, 멀리는 삼성산까지 한 눈에 펼쳐져 있다.

#2

창 밖 구경을 한참 하다가 창문 앞 책상 위에 놓인 탁상시계가 문득 눈에 들어왔다. 바로 이 녀석.

카메라폰으로 찍어서 상태가 좋지 않다 -_-

초등학교 졸업할 때 담임선생님께서 졸업선물로 사 주신건데, 지금껏 나와 함께 자고, 뒹굴고 한 녀석이다. (새벽에 내가 자고 있는 걸 봐야 이 말이 이해가 될 걸ㅋ. 5분마다 알람이 울리는데, 그걸 끄면서 자고.. 뭐 거의 시계와 혼연일체의 모습으로 나뒹굴고 있다고 볼 수 있으니 ㅎㅎ)
참 너도 노련한 녀석이다 싶어 햇수를 세보니 와우~ 어언 13년! 지금까지 내 인생의 반을 넘게 붙어 있었던 게 아닌가!! 새삼 놀랍도다~

#3

그러고 보면 참 이 시계만든 회사도 대단하군.
회사는 어디냐면 CASIO. 13년 동안 고장나지 않았음은 물론, 디자인은 지금 봐도 깔끔하고, 알람소리는 아직도 우렁차고 light도 나가지 않았다. 헉;; 역시 일본놈들 -_- 혹시 중국이나 동남아 쪽에서 생산된 게 아닐까 싶어 뒷면을 뒤집어보니 구구절절한 말 다 필요없이 그야말로 깔끔하게 JAPAN이라고 다섯글자 조그맣게 딱 새겨져 있다. 왠지 깔끔하고 세련되보이면서도 더할나위 없이 오만한 것 같아서 기분이 살짝 나쁠 정도네;;
참.. 뭐, 그래도 일단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요새 우리나라 기업들도 많이 좋아졌고 이 정도로 단단하게 만드는 기업들 많아졌다고 하지만, 문제는 일본 기업은 거의 대부분 그런 것 같다는 거지. '대부분'과 '많이'의 차이는 깊고도 넓다.

#4

창 밖 구경하다가 뜬금없는 일본찬양(?)까지 삼천포로 빠지고 있구만.
일본회사가 만든 시계 하나 칭찬했다고 사대주의적이니 뭐 그런 얘기 듣는 건 아니겠지? ㅋㅋ 배울 건 배워야지~
특히 저런 물건 단단하게 만드는 것. 그리고 세계 최대의 출판대국인 것. 또, 전통을 나름대로 잘 보존하고 현대적으로 잘 가꾼다는 점. 이 정도는 우리가 꼭 배웠으면 좋겠다.

#5

아무튼 내 시계.
정이 많이 들었다.
앞으로도 열심히 강민이 깨워주세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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