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promptus 2006. 7. 1. 23:24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절대적인 행복이란 것이 있을까? 시간을 재는 기준은 결국 그 시간이 행복했느냐, 행복하지 않았느냐가 아닐까? 그렇다면 나는 지금 행복한 시간을 살고 있는가? 행복하다면, 그것은 절대적인 행복일까? 상대적인 행복일까?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공지영 씨는 언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너무 쉽게 쓴다(이 말은 여러 의미가 있다)는 불만(?)도 있지만.. 그녀만한 작가는 우리나라에 그리 많지 않다. 사실 평론계에서는 통속소설 작가일 뿐이라며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있는데, 적어도 나는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고민을 점점 좋은 방향으로(내 생각에) 극복하고 있는 사람이며, 그것을 작품 속에서 그대로 드러내는 솔직한 사람이며, 그러므로 대단히 용기있는 사람이다.

al(8971844299)특히 이 작품은 그동안 내가 공지영 씨의 고민해결방식에 가졌던 일말의 불만도 거의 해소시켜 준, 어쩌면 상당히 기념비적인 작품이었다. (이것도 역시 개인적인 것이므로 설명은 덧붙이지 않으련다. 물론 이는 작품성에 대한 평가와는 약간 차원이 다르다. 작품성만으로 따지자면, 이번 작품은 전작들보다 약간 못하다고 볼 수도 있다.)

책 내용에 대한 감상평은 따로 쓰지 않으려한다. 그보다 이 작품에 대해선 다른 이야기를 조금 해야겠다.

올 초였던가? 갑자기 조선일보에 공지영 씨의 인터뷰가 실렸다. 디지털 조선일보 사이트에 들어가서 본 그 인터뷰에 나는 크나큰 충격을 받았었다. 아니, 뭐.. 인터뷰 내용이 충격적이었던 것은 아니고 공지영 씨가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했다는 자체가 충격이었다. 그동안 그의 행적과는 상당히 앞뒤가 안 맞는 것이라고, 알만한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조선일보도 당연히 공지영 씨에게 호의적일 리가 없었고, 그 기사의 타이틀은 <공지영 인터뷰 - "역대 대통령 중 전두환, 박정희가 제일 싫어">였던 걸로 대충 기억하고 있다. 이건 당했다고 표현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 알고도 당한 사람이 바보라고 해야 맞다. 당연히 디지털 조선일보가 자랑하는 그 무적의 100자평에는 애들 성이 전부 다른 XX년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글(이라고 할 수도 없는 그 무엇;)들이 난무했다. 그리고 그 이전에 일단, 나를 포함한 어떤 사람들에게는 앞서 말했다시피 공지영 씨가 그 매체와 인터뷰를 한다는 자체가 충격- 일종의 실망감을 내포한 -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래저래 공지영 씨는 이상한 일을 벌인 것이었다.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책을 팔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 란 것이었는데.. (당시 공지영 씨의 신작 <사랑 후에 오는 것들>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거의 동시에 출판되었다.) 출판사의 압력도 있었을거고.. 뭐, 근데 그건 또 그것대로 실망스럽지 아니한가? 그리고 그 때 때마침 동생이 생일선물로 받아온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보고 나자 그 실망감은 극에 달했다. (사실 이 책은 그 기획의도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냥 '한번 왕창 팔아보자'가 그 기획의도의 알파요 오메가인 그야말로 황당한 소설; 공지영 씨가 썼다는 얘길 들었을 때부터, 아니! 공지영 씨가 무슨 돈이 그렇게 급하게 필요했을까? 란 생각밖에 안 들었다. 그나마 위안거리인 건 츠지 히토나리 씨 것보다는 공지영 씨 게 훨씬 읽을만했다는 것 정도;;;)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바로 이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인데...
이 작품을 읽고 나니 비로소 작가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위에 장황하게 써놓고 밑도 끝도 없이 이런 얘기나 해서 미안하지만-_- 아무튼 그렇다. 조금 이해가 된다.
굳이 설명을 덧붙이자면, 음.. 사실 작가는 별로 힘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이러면 더 아리송한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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