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promptus 2004. 9. 10. 23:18

아멜리에

 

 

난 이 영화를 보기 전에 '히 러브스 미'를 먼저 봤었고, 그래서 오드리 도뚜가 귀엽고 좋으면서도 한편으론 무섭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후에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그저 좋아하기로 했다. ^^

다들 아시겠지만 오드리 도뚜의 매력 하나만으로 최고가 된 영화이다. 물론 아름다운(이 경우엔 이 '아름다운'이란 수식이 참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상상력 또한 너무 마음에 들고!

이런 영화만 있다면 세상이 정말 재미있고 아기자기해 질 것 같기도 하다.

한데 이렇게 좋기만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 같지만 한가지 짚고 싶은 것이 있다. 바로 서구문화와 우리문화의 차이이다.
극 중 오드리 도뚜가 남자가 배신했다고 오해하고 자신이 편지를 써서 도와준 아줌마의 이야기를 씹으면서 집으로 훽~ 들어가버리는 장면이 있다.
그냥 저 정도로 주인공의 충격이 컸구나, 하고 넘어가버려도 되지만
자,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 정서에서는 특히 우리 드라마에선 착한 캐릭터가 저런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하던가? 십중팔구 자신의 슬픔은 감추고, 도와준 아줌마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아, 정말 잘 됐네요~"와 같은 말이라도 한마디 해주지 않던가?
그에 반해 이 영화에서 오드리 도뚜는 허걱~ 싶을 정도로 매정하게 집으로 들어가버린다.

이것을 난 <서구의 문화는 근본적으로 이렇듯 철저한 개인주의에 기초함으로서 궁극적으로는 따뜻함을 생산해낼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라고 해석한다. 즉, 아멜리에처럼 저렇게 착한 일만 일삼던 사람조차도 서구인들은 자신의 문제에 정면으로 부딪히게 되면 우선 이기적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영화 한장면 가지고 너무 오반가? -_-ㆀ)
이것을 또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는 다르지만 서구식 개인주의는 바탕에 이기주의를 깔고 있다, 라고 봐도 좋다. (그에 비해 우리 문화나 정서는 그렇지 않다. 이에 대한 건 귀찮아서 생략 ㅡㅡ;)

조금 더 나아가면, 이런 점 때문에 사회주의가 서구에선 씨알도 먹히지 않은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사회주의는 타인을 아무리 위한다고 하더라도 마지막 자신의 문제에서 배신을 해버리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게 현실 사회주의가 대부분 독재에 이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경쾌하고 즐거운 영화를 보고 너무 오바하고 있군 ㅋㅋㅋ 이만 써야지~


깡민이의 평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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