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promptus 2005. 5. 30. 16:15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마이너리그

 

 

최근에 읽은 두 편의 소설.
일부러 같이 읽어야지~ 한 것도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연달아 읽게 됐다.

주제가 다르고 문체가 다르고 작가가 다르지만,
여성작가의 작품이고, 두 분 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이며, 두 분 다 가톨릭 신자이고(그래서 더 좋아하는 것이기도 하다. 은희경 씨가 가톨릭 신자란 걸 안 건 얼마 안 됐지만;;) 두 소설 다 일정부분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아, 둘 다 예전에 읽었는데 스토리가 거의 생각이 나지 않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_- (솔직히 말하면 마이너리그는 내가 읽은 적이 없다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읽다보니 왠지 이야기가 친근한 느낌이더라는 거다. 근데 책은 최근에 동생이 산건데;; 그래서 혹시나 하고 학교 도서관 대출내역을 살펴보니, 역시나 2003년에 대출기록이 있었다.ㆀ 불과 읽은지 2년도 안됐는데 읽었었단 사실조차도 완전히 까먹어버리다니 ㅠ.ㅠ 내 기억력은 도대체 왜 이런건지.. 켁)

아무튼.
다시 읽어도 참 재미있는 이야기들이다. <무소의...> 같은 경우엔 지금 읽으니 좀 촌스럽고 구닥다리 같은 문제의식도 많이 있었다. 그렇지만 이 소설이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게 불과 10여년 전이니.. 최근 10년 동안 우리 사회가 많이 성숙해져온 건 사실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마이너리그는 뭐, 최근작이니.. 아, 원래 내가 하려던 얘긴 이게 아니었지 -_-

두 소설은 개인적으론 매치가 어느정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위에서 나열한 공통점, 차이점 때문이 아니라 하나는 여자의 이야기, 또 하나는 남자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둘 다 일종의 성장소설이고..
연달아 저 둘을 읽고 나니 두 소설을 붙여놓으면 참 재미있는 소설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내용을 붙인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왜 그런 생각을 했는가 하면 내 입장에서 더 재미있었고 공감도 했던 건 <마이너리그>였지만 더 깊은 감동을 받은 건 <무소의...>였기 때문이다. (내 입장이란 건 남자의 입장이라도 해도 되려나..) 두 소설은 서술방식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 개인적으론 이걸 여자의 방식과 남자의 방식의 차이라고 이해했는데, <무소의...> 같은 경우엔 의식과 심경의 흐름이 주된 라인이 되는데 반해 <마이너리그> 같은 경우는 외면적인 흐름의 서술에 치중한다. 작가의 차이, 기법의 차이라고 간단히 치부해버릴 수도 있겠지만 내가 보기엔 그렇지가 않은게, 두 소설이 내용으로서도 어느 정도 형상화하고 있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바로 거기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 하면, 남자들은 정말로 정말로 단순하다. 여자들의 감성적이고 예민한 고민을 죽었다 깨어나도 '먼저' 깨닫진 못한다는 말이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고.. ㅡ_ㅡ 소설 속에서 저렇게 자세하게 설명을 해놔야, 그제서야 겨우 '아, 그렇구나..' 뭐, 이 정도 생각하고 마는 것이다.

(다른 일을 좀 하고 왔더니, 글 쓰는 흐름이 딱 끊겨버렸다 -_- 아까 구상했던 내용들이 잘 생각이 안 나네;;)
그냥 결론으로 이야기하려고 했던 걸 바로 이야기해야겠다ㆀ
저 두 소설을 붙여놓으면 그게 바로 남성과 여성의 세계, 바로 실제의 이 세상이 되지 않겠느냐.. 그리고 이 실제의 세상이 가장 재미있는 소설이 아니겠느냐..
뭐, 그 정도로 흐지부지 끝낼려고 했었는데 ㅋㅋㅋ

덧붙여, 가장 중요한 결론은 좋은 소설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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