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 Thoughts 2002. 9. 4. 22:35

진짜가 되는 것

미래의 얼굴 '생각 한 조각'이란 코너에 김지영이란 분이 '사랑이란 진짜가 되는 것'이란 제목으로 올려 놓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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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우단으로 만든 토끼가 한마리 있었다.
한 작은 소년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토끼는 처음에는 꼭 진짜처럼 털도 복슬복슬하고 너무도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날에만 아주 잠깐 아이의 기쁨이 되었던 토끼는 곧 잊혀지고 말았다. 값비싼 장난감들은 우단으로 만들어 졌다고 그를 푸대접 했고 작고 가엾은 토끼는 자기를 보잘것 없고 시시한 존재라고 생각해 슬픔을 느꼈다.
그를 따뜻하게 대해 준 친구라고는 가죽말 한마리 뿐이었다. 누구보다도 아기방에서 오래 산 가죽말은 늙고 다 해진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퍽 지혜로웠고 아기방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기적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어느날 우단 토끼가 그에게 물었다.

"진짜가 뭐야? 속에서 윙~하는 소리가 나고 손잡이가 튀어나오는 거야?"
"진짜라는 건 네가 어떻게 생겼는가에 달려있는게 아니야."
가죽말이 말했다.
"그건 너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 걸 말하는 거란다. 어떤 아이가 널 오래 오래 사랑해 주면, 그냥 놀기위해서가 아니라 정말로 정말로 너를 사랑하면, 그러면 넌 진짜가 되는거야."
"그러면 아파?"
"어떤때는, 그렇지만 진짜가 되면 아파도 괜찮아."
"그게 태엽을 감을 때처럼 단번에 되는거야, 아니면 조금씩 되는거야?"
토끼의 질문에 가죽말이 대답했다.
"단번에 되는게 아니야,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지. 그래서 쉽게 망가지거나 모가나거나 살살 다루어야 하는 이들에게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아. 대개 진짜가 될 때쯤에는 하도 손을 많이 타서 아주 초라하게되지. 그래도 아무렇지도 않아. 한번 진짜가 되고 나면 다시는 미워질 수가 없거든. 그걸 이해할 수 없는 사람한테는 말고 말야."

그러면서 가죽말은 소년의 아버지가 자신을 진짜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토끼는 자기도 진짜가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고 또 그것이 어떤 느낌인지 정말 알고 싶었다.

그러던 어느날 소년은 늘 데리고 자던 강아지를 잃어버려 우단토끼를 안고 침대로 가게 되었다. 아이는 토끼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이불 밑에 글을 만들어 같이 놀기도 하며 아주 재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아이가 잠이들면 토끼는 아이의 따뜻한 턱밑으로 기어들어가 아이 손에 안겨 밤새 꿈을 꾸곤 했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고 작은 우단토끼는 그저 행복하기만 해서 자기가 어느새 낡고 바래고 털도 군데군데 띁겨져 나간 것도 모르고 있었다.

어느 날 이웃집에서 차대접을 한다고 불려 나갔던 아이가 그만 토끼를 마당에 두고 왔다. 그러나 아이는 토끼 없이는 잘 수 없어서 일하는 아줌마가 초를 켜들고 찾으러 나와야 했다. 이슬에 젖고 흙투성이가 된 토끼를 보고 아줌마가 투덜거렸다.

"넌 꼭 이토끼가 있어야겠니? 이런 장난감 가지고 이 법석을 떨다니."
그러자 아이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내 토끼 이리줘요! 그리고 그 앤 장난감이 아니야. 진짜란 말야!"
그 순간 가죽말이 이야기한 기적이 자기에게도 이루어 졌다는 것을 알고는 작은 토끼는 너무도 행복했다. 작은 톱밥 가슴은 사랑이 복받혀 터질것만 같았다.

시간이 흘렀고 작은 토끼는 더욱 낡고 초라해졌다. 이젠 모양이 다 망가져 아이한테 외에는 토끼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그러나 아이는 변함없이 그를 사랑했고 토끼도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이는 지는 상관하지 않았다.
일단 진짜가 되고 나면 초라함 같은 것은 아무렇지도 않기 때문이었다..........

오래전에 너무도 눈물겹고 아름다운 이 글을 읽고 느꼈던 감동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때로 진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가장 단순하고 가장 간단한 것이기도 하지않던가.
단지 그것에 가까이 다가가기가 어려울 뿐이다.
사랑 역시 그렇지 않을까?
결국 사랑이란 '진짜가 되는것'이다.
당신은 진정으로 누군가에게 '진짜'일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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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읽고 내가 한 생각은 사랑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인형에 대한 것이었다. 어린 시절 인형을 갖고 놀았던 기억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도 아련한 그 기억을 떠올리다보니 저절로 빙긋이 웃게 된다.

나도 어린 시절엔 인형을 꽤나 좋아하는 아이였다고 한다. 엄마의 말씀에 따르면,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했던 건 ET인형이었다고 한다. ㅡ_ㅡ;;;; 난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난 어딜가든지, 뭘하든지 간에 항상 ET인형을 끼고 다녔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성당에까지 끼고 가서 그걸 보신 신부님께서 "아니, 애들은 이 괴물같이 생긴 걸 왜 이렇게 좋아한대요?"란 말씀까지 하게 했을까..^^;;; 여하튼 어린 시절 사진을 봐도 내가 ET인형을 끼고 있는 사진이 상당히 나오는 걸로 봐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기억은 잘 안나지만..

지금 기억나는 것 중에, 내가 가장 좋아했던 인형은 딱다구리인형이었다. 만화에 나오는 머리는 빨갛고, 몸은 파랗고, 배랑 손은 흰색이고, 발은 살색이었나? ㅡ_ㅡ;; 어쨌든 그렇게 생긴 녀석이었다. 난 그 인형을 어찌나 좋아했던지, 맨날맨날 끼고 다니고, 뭐 별 것도 없는데 같이 놀고 그랬다. 인형 뿐만 아니라 난 딱다구리 그 자체를 엄청 좋아했던 것 같은데, 그러고 보니 어렸을적에 동화가 녹음된 테잎 중에서 타잔이랑 딱다구리가 각각 양면에 있었던 것도 기억이 나는군.. ㅡ.ㅡ (그 테잎은 맨날 딱다구리만 듣고, 타잔은 맨처음에 시작할 때 '아아아~~ 아아아아~~~'하면서 시작하는데 고부분만 듣고 말곤 했었던 것 같다.)
anyway, 그 딱다구리는 내 동생도 매우 좋아해서 하도 갖고 놀림을 당하는(?) 바람에 나중엔 목이 대롱대롱하다가 결국 끊겨버렸었다. (ㅠ.ㅠ 그 때의 심적 충격이란... 아직도 생생하다) 하지만 그렇게 된 거 그냥 버려야 겠다는 엄마에게 우기고 또 우겨서 결국 다시 기워서 붙이고는 그 녀석은 장수를 누리게 되었다.

그 즈음에 우리(나랑 동생)에게 새롭게 나타난 게 바로 토끼인형이었다. 그건 동생이 외갓집에 갔다가 이모 인형을 보고는 뺐어왔던 것 같은데 어쨌든 동생도 나도 그 인형 또한 매우 이뻐하였다. 요 토끼인형은 위에 무지개가 달려있는데 그걸 돌돌 말아서 토끼한테 묶으면 봇짐모양이 된다. 그리고 또 녀석이 구름을 타고 있기 때문에, 우린 그 녀석을 봇짐손오공이라고 불렀다.(토끼인데 왜 하필 손오공이였는지.. 하여튼 그 땐 그랬다ㅡ_ㅡ;;;) 글고 아까 얘기했던 딱다구리 인형도 '딱다구'라고 불렀다.(이건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다. 보나마나 내가 멋대로 딱다구라고 그러고 동생한테도 그렇게 시켰을 것이다.)

음... 근데 왜 일케 쓸데없는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고 있는거쥐? ㅋㅋ 에공.. 머 인형 얘길 보니 옛날 생각이 많이 나서리...ㅡㅡ

지금은 ET인형이랑 딱다구는 사라진지 오래고... 봇짐이는 아직도 남아있다. ^-^;;;

바로 요 녀석이다.

 

 



 




이게 바로 봇짐모드... ㅡ_ㅡ

 



이쁘져?? ㅋㅋㅋ

 



어린 시절엔 이런 것들이 그렇게 소중했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당연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 땐 저런 인형들이 나에게 '진짜'가 되어줄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 점점 나이를 먹어가는 사람에게 결국 '진짜'가 되어 줄 수 있는 건 가족들, 몇몇 친구녀석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 정도 밖엔 없는 것 같다.

난 '진짜'를 많이 가지고픈 욕심은 별로 없다.
그저, 난 내가 많은 다른 이들에게 진짜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음... 어린 시절 생각이나 함 해보시길^-^;;; 음악 좋죠??

* ⓦⓘⓝⓓ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3-08-03 13:49)

옹옹옹

02/05

ㅋㄷㅋㄷ 봇짐온노고보고 웃겨 죽는 줄 알았당..ㅋㅋ 딱따구가 괜히 그리워지네...(ㅡ_ㅡ)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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