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나오는 여성학 교지(?)라고 해야하나? 음.. 모르겠다~ 어쨌든 교지인 고대문화와 별개로 페미니즘적 내용들로만 구성된 교지가 나오는데(여학생위원회가 편집에 참여하긴 하는데 거기서 내는 건 아니다), 이번에 새판이 나왔다.
이름은 '石筍' (한자가 맞는지 모르겠군.. ㅡㅡ;;;) 이 글에서 따온 것 같은데..(첫페이지에 있었다) "女性은 돌에서 피어나는 꽃이러니 영원한 생명이니라 너 女性이여! 모든 억압을 뚫고 타오르는 불꽃이 되어라"
사실 이 책은 교내에서도 좀 말이 많은 책인데, 페미니즘적 시각에 너무 치우쳐있다는 평가와 함께, 열독율도 떨어지고, 학생들이 '우리가 낸 교지대를 이런 곳에 왜 마음대로 한 학기에 2천만원씩이나 퍼주는지를 모르겠다', '교지대가 여성운동 뒷바라지하라고 준 돈이냐? 그 예산집행에 학우들의 동의를 구한 적도 없지 않냐?' 등등 반발이 알게 모르게 회자되고 있다.
뭐...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나도 단과대학 신문사를 하면서 예산과 관련해서 학교측에 불만이 많았는데, 교지대가 저렇게 헐려나가는 걸 보면 부럽다는 생각도 들고 울화통이 터지기도 한다. 그래도 이런 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기에 매번 나올 때마다 열심히 읽곤 한다.
Anyway! 이번 호는 학교 갔다가 집에 돌아오면서 죽 한번 읽어봤는데, 'About a Boy'란 제목의 글이 상당히 인상깊었다. 이건 다른 글들과는 틀리게 남학우가 쓴 글이었는데 '여성운동을 하는 남성'으로서 겪게 되는 일, 하게 되는 생각, 그리고 다른 남성들에 대한 비판같은 걸 쓴 것이었다.
사실 나도 페미니즘에도 꽤나 관심이 있어서, 그 쪽에 관한 책도 일부러 찾아 읽어 보기도 하고 여학생회 주최의 토론회나 영화제 같은 데에도 가보고 했었다. 그런데 그런 행사들에 참가해볼 때마다 드는 생각이, 내가 여성주의나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입장(?), 상황을 이해해보겠다고 생각은 그렇게 하고 있지만 결국 내 내면은 그와는 정반대의 생각 -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여성은 보호되어야 할 존재라고 생각해서 내가 여성을 감싸주어야한다는 생각으로 여성주의를 옹호한다거나, 약자의 응석(?)정도를 이해하는 넓은 아량을 가진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논리 - 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다.
아까 이야기한 'About a Boy'라는 글에서 필자는 내가 나자신에 대해 느껴왔던 그런 의구심을 체현하고 있는 '가짜페미니스트' 또는 '오빠페미니스트(그 글을 읽고 처음 알게된 용어인데 상당히 적절한 용어인 듯하다) '들에게 일침을 가하기도 했는데, 요부분이 상당히 고개를 끄덕끄덕하게 한다.
음... 그런데, 글을 읽고 많은 공감을 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앞으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또는 어떤 사고를 해야할지는 전혀 모르겠다. 여성주의는 책을 봐도 그렇고, 이런저런 생각을 해도 그렇고, 보면 볼수록 정말 여자의 마음처럼 알 수가 없다....는 것이 내 결론이었다. 더 배우고 생각하는 수밖에 없겠지^^;;;;
* ⓦⓘⓝⓓ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3-08-03 13:4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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