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 Thoughts 2002. 8. 14. 14:57

광수생각(광수에 대한 생각임.. ㅡㅡ;;)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동아일보에서 이 기사를 보게 되었다.

http://www.donga.com/docs/magazine/woman_donga/200208/topic02.html


예전엔 그의 만화를 무척이나 좋아했었다. 그의 만화는 때로는 유쾌했고, 신선했고, 때로는 감동적이었다.
예비군 소집에 응하지 않아 물의를 일으켰어도 여전히 그의 만화는 내게 따뜻함을 안겨 주었다.
연재를 중단하기 전, 이젠 만화에 소재가 다 떨어졌다는 것이 역력히 보일 때에도, 예전보다 많이 성의가 없어졌음에도 그의 만화를 좋아했고 챙겨보았다.
조금은 무책임하게 연재를 중단하고, 그의 부인과 이혼하고... 그 때에도 고개를 갸우뚱하긴 했지만, '그래.. 이런 따뜻한 만화를 그리는 사람도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겠지' 하면서 이해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저 기사를 보고 나니, 정말 구역질이 나려는 느낌이다.

요리조리 말을 돌려서 재혼한 여자 때문에 이혼한 건 아니라고 제멋대로 얘기해놓는다. 그럼 도대체 이혼의 사유가 뭔가? 기사에선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그저 재혼한 여자 때문은 아니란다. 황당한 인종이다.

“저는 원래 이혼을 안하자는 주의예요. 이혼하지 않으려고 노력도 많이 했어요."

기사에서 말한 상황대로라면, 어떻게 저런 얘기를 사진까지 찍어 얼굴까지 내어놓고 당당히 할 수 있을까? 무슨 노력을 했길래? 역시 기사에선 찾을 수 없다. 게다가 더 웃긴 것도 있다.

"이혼하면서 제일 마음에 걸렸던 부분은 아이들이었어요. 죄를 짓는 것 같았죠. 평생 아이들한테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들한테 ‘우리 집’이라는 단어가 없어졌어요. 엄마 집, 아빠 집, 그렇게 말해요. 다른 아이들은 다 ‘우리 집’이라고 하잖아요. 그런 점에서 보더라도 안쓰러울 때가 많아요."

"아이들이 잘 자라려면 엄마, 아빠한테 야단도 맞고 자라야 하는데 저는 그렇지 못하니까 내가 너무 아이들을 오냐, 오냐 하고 키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내가 박광수의 만화에서 가장 감동을 느꼈던 부분은 바로 그가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했던 지난 추억들을 담담하게 그려내는 때였다. 그런데, 그 자신이 그렇게 아버지의 사랑을 절실히 느꼈다는 사람이, 저렇게 아이들을 내팽개쳐버리고는.. 또, 그것까지는 그렇다쳐도 공개적인 인터뷰에서 저따위 말을 읊어댈 수가 있는 것인지...

정말 대단하다. 대단해...
앞으로 그의 만화를 볼 땐 정말 재미있게 볼 것 같다.
* ⓦⓘⓝⓓ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3-08-03 13:49)
sfkkm

08/15

강민, 너의 시니컬함의 극치를 달리는 글이다 ^^;
너가 박광수였다고 하더라도 저런 말밖에 더했겠냐...
그 사람도 참, 안타깝다 ㅡ_ㅡ

08/15

흠.. ^^;;; 내가 원래 쓸데없는거에 잘 흥분하자너 ㅋㅋㅋ 다시 읽어보니 민망하군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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