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씨클로란 영화를 보았다.
영화광이 아닌 내가 그런 작품성있는 영화를 긴 시간을 들여가며 보는 건 정말 흔치 않은 일인데... ㅡ_ㅡ;; 이 씨클로란 영화는 아주 우연히 - TV채널을 막 돌리다가 단지 화면에 제목이 나올 때 딱 걸렸다는 이유로.. 그리고 어디선가 많이 들어 본 제목이라고 끙끙거리고 있을 때 동생이 "creep~"이라고 한마디 던저주는 바람에 - 보게 되었다. 사실 처음에는 creep을 한 번 들어보겠다고 보기 시작한 거였는데...(영화와 얼마나 잘 어울리게 삽입되었는지를 알고 싶었다) creep은 아~주아주 늦게 나왔고 ㅡ_ㅡ;;; 보다보니 영화 자체가 재미있어서(솔직히 재미있다기 보단, 독특했다고 해야하나.. 양조위가 매우 마음에 들었던 게 - 구체적으로는 그가 담배를 물고 있는 모습이 너무 멋졌다. 사실 영화 볼 땐 걔가 양조위인 줄도 몰랐지만 ㅋㅋ ㅡ.ㅡ;;; - 컸던 것 같다.) 계속 보게 되었다.
갑자기 든 생각인데, 난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긴 한데.. 찾아 보곤 하진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좀 영화보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질 때도 있는 정도인데... 흠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떠오르는 게 바로 '호밀밭의 파수꾼'이다. 난 이 책을 중학교 때 아주 감명깊게 읽었었는데, 머.. 이 책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어쨌든 그 책에서 주인공이 영화보는 것에 대해서 또 그 특유의 말투로 몇 마디 씹어놓았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영화를 즐기지 않게 된 게 그 인상이 아주 강렬해서 그렇게 되지 않았나 하고 나름대로 추측해보는 것이다. (구체적으론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 책에서 주인공이 "영화나 보면서 감동 받는 인간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그런 인간들은 다 그렇다.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머 이런 식으로 써놨을 것이다. 아님 할 수 없고... 근데 지금 생각하니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그런 걸 본 게 맞는지도 좀 가물가물하군.. 그 책이 아니면 다른 어딘가에서 그런 종류의 글을 봤을 것이다. ㅡ_ㅡ) 사실 이젠 영화를 정말 깊이 있게 보는 사람들을 보면 좀 부럽다.
영화를 보면서 계속 생각한 건데, 정말 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는 생각 뿐이었다. 막 혼자 속으로 짜증을 내면서 보고 있는데, 동생이 뒤늦게 다시 와서 내용 설명을 좀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해는 안 되지만 내 생각대로 얼기설기 맞춰서 줄거리 이야기를 해봤더니 또 대충 이야기가 착착 맞았다. ㅡ_ㅡ;;; 결국 줄거리는 다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컥~ 단지 영상 자체가 난해한 것이 좀 있어서 짜증 났을 뿐이었던 것 같다. 흠... 헛소리들을 너무 길게 쓰고 있군.
음.. 영화를 보자마자는 영화에 대해 할 이야기가 정말 많았는데, 좀 지나고 나니 머릿속이 개운~해져 버린게 ^^;;; 자체에 대한 감상은 사라지고 저런 자질구레한 다른 이야기들만이 머릿속에 남았다. 신기한 일이군. 하지만 보면서 느꼈던 인상들은 가슴 속에 콱콱 박혀 있다. 그런 인상들은 말로 설명하긴 참 곤란한데...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그냥 가슴속에 박아두려고 한다. 한 마디만 덧붙이자면, 영화 전체 분위기는 좀 어두운 편인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난 밝은 느낌을 계속 받았다는 것이다.
영화보고 제대로 이해를 하기 위해 인터넷을 뒤적거리면서야 겨우 이 영화 감독이 '그린파파야향기'의 트란 안 홍이란 것. 영화 배경이 베트남이란 것. 주인공 시인이 양조위라는 것. 그리고, 이 영화가 베니스 영화제 그랑프리작품이란 것을 알았다. 그럴 만한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영화를 한 번 보시면 다 이해가 되실거고, 저보다 더 많은 걸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ㅋ ㅣ ㅋ ㅣ
* ⓦⓘⓝⓓ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3-08-03 13: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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