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 Thoughts 2003. 11. 23. 15:06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오시지 않는 이유

 는 바로...

 

흑흑흑 ㅠ.ㅠ
이상 장난이었고, ^^

각설하고!

겨울이 되면 당연히 크리스마스를 기다리게 된다. 어렸을적엔 11월달만 되어도 캐롤 시디를 데크에 집어넣고 혼자 신이 나서 듣곤 했었다. 굳이 '어렸을 때'라고 했지만 사실 중학교 때까지도 저랬었다. 지금도 11월초에 캐롤시디를 틀어놓고 좋다고 있다가, 시장에 다녀오신 어머니께서 어이없어하셨던 기억이 생생하다.

난 유난히도 fantasy를 좋아하는 아이였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내가 생각하기에도 난 유난히 상상이나 공상을 할 때에만 머리가 팽글팽글 잘 돌아갔다. 초등학교 때 했던 지능검사에선 다른 항목들은 다 별 볼일이 없었는데 창의성만 190이상이 나와서 선생님을 어이없게 만들었던 적도 있었다.

그런 아이에게 당연한 거겠지만, 크리스마스는 그야말로 꿈과 희망의 세계였다. 특히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우리 가족들에게 있어서 그 가치란 상당한 것이었다.
아마 그래서 그런게 아닌가 한다. 난 겨울을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 사실 추워서 별로다 - 겨울이란 계절이 내게 주는 느낌은 정말로 좋아한다. 그야말로 나의 영원한 노스탤지어라고 할 만하다. 그 뭉클하고 그냥 저절로 눈물이 흐를 것만 같은 느낌이란...

원래 하려고 했던 얘기가 아직도 못 나오고 있다. 계속되는 삼천포, 사천포, 오천포.. 이런~
아무튼!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난(그리고 내 동생들도)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했고, 올 해는 무슨 선물을 받을까, 받고 싶은 선물을 매일 하느님께 기도드리곤 하였다. 하느님과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무슨 상관이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난 기도를 하면 하느님께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한테 그걸 전해주신다는 어머니 말씀을 철썩 같이 믿었었다.

초등학교 4, 5학년 때쯤엔 매년 선물을 주시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너무 고마워서 동생과 함께 편지를 쓴 적도 있었다. 그리고 이브날 밤에 자기 전에 머리 위에다가 그걸 산타할아버지 오셨을 때 읽으시라고 펴놓고 잤었다. 혹시 어두워서 편지 안 읽고 그냥 가실까봐 그 앞에다가 손전등도 켜 두었었다. 지금 생각이지만, 그 때 산타클로스 할아버지한테 편지 쓴답시고 카드 만들고 온갖 머리 다 굴려가면서 편지 쓰던 나랑 내 동생을 보시곤 부모님이 얼마나 웃겼을까를 생각하면 나도 웃음밖에 안 나온다.

지금 생각해도 왜 그렇게 순진했는지 모르겠지만, 저런 식으로 난 중학생 때까지도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실제로 있다고 믿었다. 음.. 쪽팔리지만 진실이다 ㅡ_ㅡ;;
부모님께서 나와 내 동생들을 잘 속여넘기셨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도 그걸 믿고 싶어하는 내 마음이 더 강했던 것 같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진실을 알게 된 건 중학교 1학년 때였는데, 크리스마스 며칠 전에 어머니께서 나한테 돈을 주시면서 막내동생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오라고 하셨을 때였다. "넌 다 컸으니까 이제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거 그만 받을 때도 되었지"란 말씀과 함께.. 그 때 받은 충격이 어찌나 컸던지 그 후로도 한 3일동안은 어머니, 아버지께 그게 사실이냐고 꼬치꼬치 캐물었었고, 그래도 믿지 않으면서 그 해 이브날 밤에, 자고 일어나면 여전히 내 머리 위에 산타할아버지가 놓고 가신 선물이 있을거라고 기대하면서 잠이 들었었다. 물론 크리스마스 아침에 내가 기대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만약에 그 때 부모님께서 그렇게 가르쳐주지 않으셨다면 지금까지도 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오실거라고 믿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면 참 아쉽기도 하다. 내 마음 속의 상상의 왕국 하나를 어이없게 놓쳐버린 그런 느낌이다.

내 얘기라고 주절주절 쓰다보니까 너무 길어지는 듯 해서 그냥 이쯤에서 그만 둬야겠다. 산타할아버지와 관련해서 몇가지 더 재미있는 일이 있지만, 나랑 우리가족들만 알고 있는 재미있는 비밀도 몇 개 남겨둬야 할테니까.. ^^


꿈을 꾼다는 건 좋은 일이다. 요즘들어 나를 반성하게 하는 일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 중에 가장 큰 게 스스로 꿈들을 너무 많이 무너뜨려버리고, 그걸 마치 당연한 듯이 받아들이고 있지 않았나 하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는 걸 떠올리고 생각이 나서 한 번 써 보았다.


모두들 올 해는 정말 멋진 크리스마스 맞으시길~
그리고 지금부터 기대감으로 꽉~ 찬 생활을 하시길 바랍니다!!^^



* BGM : Santa Claus Is Comin To Town



동글이^^*

12/05

진짜 순진했구나.. 난 일곱살 때 이미 알 았는데..--; 그래서 일부러 엄마가 자라고 자라고 하는데도 안 자고 끝까지 티비보고 있다가 혼났드랬지..ㅜ.ㅜ

탐정

12/10

난 초등학교 3학년 때 갑자기 엄마가 이젠 귀찮다. 산타는 나다라고 했어. 끝까지 믿었는데, 거짓말이라고 빠득빠득 우겼었는데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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