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 Thoughts 2005. 7. 8. 22:27

항공기 조종사 노조가 파업을 한다고 하니

 

옛날 기억이 하나 난다.

1학년 때(맞나?) 나랑 친하고 운동을 상당히 쎄게 하던 선배가 해줬던 얘기가 있다. 그 때도 마침 조종사 노조가 파업을 하니마니하다가 결국 살짝하고 사측이랑 타협을 했던 때였다. (물론 지금처럼 사회적으로 파장이 크게 일지는 않았었다.)

그 선배도 연봉 1억이 넘는 항공기 조종사들이 파업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어이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분들을 직접 만나보니 참 할 말이 없더란다. 단적으로, 그 선배가 나한테 물었었다.
"조종사들 정년이 55세거든? 근데 조종사들 평균 수명이 몇 살인지 아냐?"
"글쎄요, 쫌 낮은가보죠? 70세쯤 되요?"
"평균 수명이 60세가 안 된대. 그러면서 하는 얘기가 돈 아무리 벌면 뭐하냐는거야. 정년 때까지 맨날 해외 도느라고 가족들 얼굴도 제대로 못보다가 돈 좀 써 보려고 하면 죽을 때가 된다는거지."

그 때 나도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역시 조종사들 파업을 보면서도 할 말이 없다.
조종사들은 여전히 고연봉 직업이고 이번엔 전사회적으로 이른바 '배부른 파업'이라며 욕이란 욕은 다 뒤집어 쓰고 있지만,
또 가난한 우리집 입장에서 연봉 8천5백~1억9천은 너무너무 커보이지만,
그래도 뭐라고 못하겠다.
조종사들은 지난번에도 그리고 이번에도 임금을 올려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건 아니니까..

사회의 모든 문제들은 이런 식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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