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 Thoughts 2005. 12. 25. 14:49

詩14

원래 처음에 써놓았던 시는 김종길 님의 <성탄제>였다. 난 크리스마스 때만 되면 저 시가 생각난다. 뭐.. 제목 때문이기도 하지만, 예전에 아버지께서 아프셨을 때가 바로 딱 이 맘 때이기 때문이다. (저 시에서 아픈건 자식인데..;;) 한데, 왠지 전에도 저 시를 쓴 적이 있는 것 같아 혹시나 하고 찾아보니.. 역시나 -_- 전 이 맘때 이미 한 번 소개를 했었구나.
시를 바꿨다.


< 공전 >

- 정끝별 -


별들로 하여금 지구를 돌게 하는
지구로 하여금 태양을 돌게 하는
끌어당기고
부풀리고
무거워져
문득, 별을 떨어지게 하는
저 중력의 포만
팔다리를 몸에 묶어놓고
몸을 마음에 묶어놓고
나로 하여금 당신 곁을 돌게 하는
끌어당기고
부풀리고
무거워져
기어코, 나를 밀어내게 하는
저 사랑의 포만
허기가 궤도를 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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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허기. 이건 허기다.
그녀와 나는 빙글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 같다. 허기에 지쳐, 탐욕스럽게.
하지만 일말의 자존심만은 꼭꼭 남긴 채.

서로 바라보면서, 돌고 돌고 돈다.
같은 방향으로 돌고 있다는 것만 문제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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