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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1. 29. 04:59
詩15
기항지 1
- 황동규 -
걸어서 항구(港口)에 도착했다.
길게 부는 한지(寒地)의 바람
바다 앞의 집들을 흔들고
긴 눈 내릴 듯
낮게 낮게 비치는 불빛
지전(紙錢)에 그려진 반듯한 그림을
주머니에 구겨 넣고
반쯤 탄 담배를 그림자처럼 꺼버리고
조용한 마음으로
배 있는 데로 내려간다.
정박(碇泊)중의 어두운 용골(龍骨)들이
모두 고개를 들고
항구의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어두운 하늘에는 수삼개(數三個)의 눈송이
하늘의 새들이 따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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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어느 글에선가 쓴 적이 있지만, 난 고등학교 때 황동규 님의 시집을 몇 권 읽고 나서 비로소 시인이 대단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간의 한계를 이렇게 가슴 꽉차게 노래한 시가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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