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promptus 2009. 12. 2. 00:03

so original, so unique, so rare

아래 포스팅한 것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얼마 전에 감명 깊게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서 포스팅 없이 그냥 건너 뛴 것을 알게 되었다.

원래 그냥 건너 뛰면 건너 뛰는 대로 놔두는 편인데
그 영화는 마이클의 영화라서 그냥 넘기면 안되겠다 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는 정말이지 so original, so unique, so rare 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잊었다가 숨졌단 소식을 듣고 나서야 뒤늦게 다시 찾았다고 하지만,
난 사실 뒤늦게 찾지도 않았었다.
그에게 푹 빠져 지냈던 고등학생 시절은 너무 먼 옛날이고, 그의 음악과 몸짓이 주는 감흥은 이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고, 너무나 당연한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스 이즈 잇> 이 영화를 지인에게 강추받고 극장에서 내리기 직전 가까스로 보면서 새삼 느꼈다. 정말 "누구도 다시 그처럼 하지는 못할 것이다."


갓난 아기 시절 난 부모님 손을 엄청 타는 아이였다고 한다. 한시라도 손에서 떨어뜨려 놓으면 곧바로 울어제껴서 부모님의 골치를 썩게 만들었다고. 그 때문에 어머니께선 도대체 설거지 한번을 제대로 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고 하니;; 할 말 다 했다.
하지만 그나마 라디오를 틀어 놓으면 꽤 오랜시간 잠자코 잠을 잤는데 때마침 그 때가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 앨범의 광풍이 불 때라 난 거의 하루종일 Billie Jean이나 Beat It을 들었다고 한다. -_-
그래서 십수년이 흐른 후 고등학생 시절 마이클 잭슨의 옛 앨범들을 하루종일 마구 들어제끼는 걸 보고는 어머니께서 니 잠재의식 속에 그 기억이 남아있나보다, 라고 말씀하시기도 하셨는데...
그게 내 인생에 과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는가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아무튼 갓난아기 시절 접촉할 수 있는 세상 모든 것들을 빨아들여 형성되었을 내 인간성의 기초 어딘가에는 마이클의 음성과 리듬이 흐르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머리가 커지면서 점차 잊고 살았던 그를 영화를 보며 전율과 함께 기억해 낼 수 밖에 없었던 것이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 탄식만이 남지만...

몸짓만으로도 세상 모든 이들에게 꿈과 희망과 환희를 준 사람, 이 세상의 많은 흑인들에게 주류로 가는 길을 열어 준 사람, 나이 쉰이 되어서도 누구보다 경쾌했고, 사랑이 가득했으며, 한없이 동심에 가까웠던 사람. 그리고 이런 표현은 너무나 상투적이지만, 그러나 그런 상투적인 표현을 또 쓸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사람, 아니 이제는 만들었던 사람.

King of Pop,
Forever!


'Impromptu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뮤지컬 그리스  (0) 2010.02.28
의형제  (0) 2010.02.21
백야행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0) 2009.11.30
오! 당신이 잠든 사이  (3) 2009.11.14
불꽃처럼 나비처럼  (0) 2009.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