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promptus 2009. 7. 30. 23:09

오디션

#1.

충무아트홀에서 하는 <오디션>이란 뮤지컬을 보고 왔다.
SK텔레콤에서 이벤트하는 걸 여사님께서 신청하라고 하시길래 시키는대로 했더니 며칠 후에 당첨이 됐다고 연락이 왔다.
역시 우리 어머니가 어릴 때부터 줄기차게 하신 말씀이 "엄마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거였는데, 남자는 엄마말이든 여자친구의 말이든 딸의 말이든 여자 말을 들어야 한다, 고 쓰고 보니 약간 남자 망신시키는 발언이잖아? ㅡ_ㅡㆀ
아무튼 자다가 떡.. 이 아니고 뮤지컬 표가 생겨서 보러 갔다.
마침 충무아트홀이 여사님 회사 바로 옆이라 금상첨화!


#2.

뮤지컬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에서 검색 한 번 해 본게 다였는데, 감상평이 달랑 하나, 생각보다 공연이 너무 좋았다고 했기에.. 공연 관계자인가? 하며 편한 마음으로 갔다.
그랬다가 티켓 가격이 15,000원인 걸 보고는 약간 실망... ㅠㅠ (난 싼게 비지떡이란 속담을 은근히 신봉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여사님께서 원래 가격은 3만원인데 지금은 50% 세일을 하고 있다는 걸 가르쳐 주셔서 급방긋할 뻔 했다가 흠흠,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공연이 50% 세일이라면 그것도 안습이잖아;;; orz


#3.

하지만 생각보다 공연이 정말 괜찮았다. 딱 감상평대로였다. 여사님께서도 공연 후반에 지축을 울리며 즐거워 하시는 걸로 봐선 만족스러운 듯 하고.
무엇보다 배우들이 참 노래를 잘 하더구만. 뮤지컬보다 콘서트에 더 가깝다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군데군데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설정이나 멘트들이 여성들에게 크게 어필하는 것 같다.
표 받을 때 나눠 준 부채를 보니 한국뮤지컬대상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극본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지하철 타고 오면서 여사님과 웃었다 ㅋㅋ 다른 건 다 좋았지만 극본이 좀 안습이라는데 여사님과 내 평가가 일치하고 있었기 때문. 우리나라 창작뮤지컬의 극본 수준을 단적으로 알 수 있구만 이거이거.


#4.

공연보다 더 좋았던게 공연장이었다. 충무아트홀이 충무로에 안 있고 왜 반대편 엉뚱한데 있냐고 투덜거렸었는데 ^^ 동네는 뜬금없지만 깨끗하게 잘 지어놓은 건물이었다. 주변에 마땅히 밥 먹을 곳이 없는 것과 깨끗하게 잘 지은 새 건물에 비해 공연장 좌석이 대학로 영세 공연장 수준이라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할 수 있겠다.


#5.

이 허접한 글을 보고 이 공연을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드시는 분은 절대 없겠지만 그래도 관람 팁을 하나 가르쳐드리자면.. 기왕 가는거 화요일에 가는게 좋다. 월요일에 쉬어서 배우분들 목상태가 좋기 때문.
그리고 비슷한 내용의 팁인데 갈꺼면 하루라도 빨리 가는 게 좋겠다. 공연 후반으로 갈수록 배우들 목상태가 메롱이 될테니까... 특히 이 뮤지컬은 음악과 노래에 많이 의존하는 공연이라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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