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30호 홈런

올 해 본 홈런 중에서 가장 시원한 홈런이었다. 가슴이 정말 감동적으로 뻥 뚫리는 듯한 홈런.
밀어서 어떻게 저렇게 완벽한 홈런을 칠 수 있을까? 아.. 정말 대단하다.
사람들은 이 맛에 야구를 보겠지. 나도 그렇고.
(한데 지금 다시 보니 처음의 느낌이 별로 안 나네. 첫 인상이란게 정말..)

캐스터가 일본판 오바아저씨.. -_-ㆀㆀ

난 원래 투수들을 보는 재미 때문에 야구를 좋아했었다. 내가 좋아하는 잘 친다는 타자들은 사실 그 타격 자체보다는 그 인간성이나 성실성에 매료되어 좋아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의 이승엽 타격은 다르다. 정말 타격 자체로 감동을 받고, 재미를 느끼기는 이번이 처음인 듯 싶다.
(아.. 양신의 전성기 때 약간 느낀 적이 있긴 하구나. 난 고등학교 시절 야자시간에 빈 교실에서 몰래 TV 켜놓고 봤던 양신과 창용불패(당시 해태)의 9회말 2사에서의 대결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스코어는 2:1 해태 리드. 마운드엔 당시 최강이었던 창용불패ㅠ.ㅠ
난 사실 포기하고 있었다. 그 날따라 유난히 컨디션이 안 좋았던 양신.
하지만 터졌다! 기적같은 양신의 홈런..
방망이로부터 직선으로 날아가 관중석을 직격하는 우격다짐의 탄.. 오만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도는 양신..
결국 2:2 무승부로 끝났지만, 비기고도 그렇게 좋아했던 건 처음이었다. 야구에서 감동을 느껴 본 몇 안되는 기억 중 하나다.)
다른 얘기로 새긴 했는데.. 아무튼 요즘 승짱의 타격은 정말 그가 타석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두근거림을 줄 정도다.
그리고 이 때문인지 요즘은 솔직히 말해 라욘즈 경기보다 요미우리 경기에 더 관심이 간다. 라욘즈가 워낙 여유있게 앞서면서 사실상 1위를 확정지었고, 그에 비해 요미우리는 치열한 꼴찌다툼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ㅠ.ㅠ

음~ 그러고 보니 오늘은 비와서 국내 프로야구는 하지도 못하겠네.. 일본도 역시 비가 오겠지만, 돔이 있으니 ㄷㄷㄷ
부럽다!!!!! 부럽다!!!!!
정말 이렇게 되면 예전에 월드컵경기장 만들 때 누가 그 따위로 한건지 욕을 안 할 수가 없다. 어차피 모든 프로야구팀 연고지는 월드컵경기장 새로 지은 도시들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야구장들은 50년 이상되어 무너지기 직전(대구)이거나, 비가 오면 물방개가 뜰 정도(광주)다. 명색이 프로야구인데 IT초강국이란 나라에서 전광판이 아직 흑백인 구장(수원)도 있다. 결국 야구장도 새로 지어야 한다. 그리고 월드컵 끝나고 서울을 제외한 모든 월드컵 경기장들은 빚더미에 올라앉은데다 지금도 계속 적자를 보고 있다. 도대체 뭘 믿고 계획이라고는 없이, 운영능력도 안되면서 덜렁덜렁 축구장들을 마구잡이로 지은건지 모르겠다. 기왕 비싼 돈들여서 짓는거 그 때 돔을 지어서 다목적으로 썼어야지.. ㅠ.ㅠ
일본은 우리랑 공동개최하면서 그런 계산을 했다. 우리나라는 못했다. 그게 우리랑 일본의 차이이다. 일본이 자랑하는 삿포로 돔 한번 구경해볼까나..

일본의 야구-축구 겸용구장이자 다목적 돔인 삿포로 돔

하지만 이제와서 이렇게 욕해본들 뭐하나.. 돔 아니어도 좋으니 무너지기 전에 야구장 좀 지어주삼. ㆀ 안그러면 내가 직접 나서서 월드컵 경기장들 이런 돔구장으로 바꿔버리는 수가 있다!!

ㅋㅋㅋ 죄송;

뭐.. 그래서 결론은, 이승엽 화이팅!!!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