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 Thoughts 2007. 8. 19. 17:12

詩32 - 옛 노트에서




옛 노트에서

                                 - 장석남 -


그때 내 품에는
얼마나 많은 빛들이 있었던가
바람이 풀밭을 스치면
풀밭의 그 수런댐으로 나는
이 세계 바깥까지
얼마나 길게 투명한 개울을
만들 수 있었던가
물 위에 뜨던 그 많은 빛들,
좇아서
긴 시간을 견디어 여기까지 내려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그때 내 품에는 또한
얼마나 많은 그리움의 모서리들이
옹색하게 살았던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래 그 옆에서 숨죽일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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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옛 생각이 난다.

정체되어 있는 내 삶은
시간을 충분히 현실감 있게 받아들이고 있다.




5년전.





p.s :: 앵두는 겨울에 익는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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