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promptus 2006. 10. 20. 23:53

나 없는 내 인생

#1.

이 영화는 5% 부족한 영화였다.
기대를 많이 하고 봐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_-
기-승-전-결이란 구도가 고리타분한 것 같기도 하지만, 얼마나 안정감있고 그 자체로 상당한 감동을 주며, 그로 인해 연역적으로 완벽하게 검증된 강점있는 체제란 것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즉, 이 영화는 기-승-전-결이 없는 밋밋한 구성으로 인해 작품이 죽은 것 같다는 말이다.
극장을 나오면서도 정말 뭔가 부족하다는 걸 강렬하게 느꼈는데,

클릭하면 10가지를 자세히 볼 수 있다


포스터에도 나오는, 죽기 전에 해야할 10가지를 열심히 하다가 갑자기 영화가 확 끝나버리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아무튼 끝날 때도 상당히 뭔가 찜찜하고 아쉬웠다.
(하지만 전체적으론 잘 된 부분도 많은 좋은 영화임은 확실하다. 그저 좋기만한게 아니라는 말일 뿐이다.)


#2.

포스터에 대해서도 약간 불만이 있다. 일반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포스터들은 영화내용을 너무 많이 가르쳐주는 것 같다. 이 영화는 영화 보기 전에 포스터를 보지 못했지만.. 만일 봤었더라면 상당히 김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영어판 원 포스터는 저런 식이 아니던데, 아무래도 일본판을 가져다 쓴 것 같다.

일본판 포스터

하지만 앤의 사진도 일본판이 훨 맘에 든다는 거;;; (가져다 쓰려면 그대로 가져다 쓰던지..)


#3.

극중 앤(주인공)의 남편으로 나오는 스코트 스피드먼(극중 돈)이란 배우..
정말 괜찮더라.
난 원래 남자칭찬 잘 안하는데.. (좋아하는 남자 배우는 많다 -_-) 음.. 귀엽기도 하고, 착하기도 하고, 잘 생기기도 했고, 눈웃음은 초대박이고.. 이래저래 맘에 들었다.

잠깐 나왔지만 또 다른 앤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싶어서 찾아보니,
이 영화감독의 유명한 다른 작품 <그녀에게>의 그 식물인간 그녀라고 하네;;;;;
영화볼 땐 전혀 못 알아봤다. (원래 내가 사람을 잘 못 알아보기도 하고 ㅠ)



#4.

시네큐브에 오랜만에 갔다.


시네큐브는 정말 좋아하는 영화관이다. 예술영화를 많이 상영하는 것도 좋고, 스크린이 비교적 큰 것도 좋고, 조용한 것도 좋고, 사람이 별로 없는 것도 좋다. 거길 좋아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또 있긴 하지만, 아무튼.

오늘은 또 영화시간보다 너무 일찍 가는 바람에 한시간을 넘게 기다렸는데,
그 앞 서울역사박물관 광장 벤치에 앉아 책을 읽어주셨다. 비둘기를 쫓아 광장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뛰어다니는 아기들도 잠깐 잠깐 구경해주며.. 오랜만에 아주 평화로운 오후였다. ^^
자주 가야지.


평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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