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atter of Experience 2012. 8. 5. 11:45

올림픽 축구 4강 - 만감교차

아. 정말 기분 좋다.

2002년 월드컵의 우리 대표팀은 급조된 느낌과 외인구단스러운 느낌이 강했고 홈 잇점까지 톡톡히 얻어가며 4강에 올랐지만, 이번 올림픽 4강은 정말 수준이 올라갔다는 느낌을 받는다. 선수 개인의 능력 뿐만 아니라 감독과 코칭스텝의 능력도 향상되었고, 결정적으로 엄청난 인프라 투자와 유소년 축구부터 착실하게 쌓아올린 시스템이 모두 어우러져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일정한 하모니를 이루기 시작했다.

그 위에서 이루어진 결실이라 더욱 기쁘다. 게다가 종주국이라는 나라에 가서 텃세까지 극복하고 그 종주국을 꺾었다.

 

어제 긱스가 승부차기 네번째 키커로 등장했을 땐 정말 만감이 교차했다. 우리 골키퍼인 이범영 선수는 89년 생. 긱스가 맨유에 입단한게 90년이니 이범영 선수는 자신의 축구인생 내내 긱스라는 우상을 바라보며 운동을 해왔을 것이다.(물론 긱스를 싫어하거나 전혀 관심이 없었을 수도 있지만; 그 가능성은 낮을 것 같고..) 그런 사람의 킥을 막기 위해 몸을 날릴 때의 그 느낌이 어떨까.

 

(라이언 긱스 ← 긱스에 대해서 알고 싶은 분은 요 포스팅을 참조^^)

 

 

이범영 선수 정말 멋있다.

 

 

이제 우리나라 축구도, 선수들도, 팬들도 모두 우상을 우러러 보지만은 않아도 되는 시기로 나아가고 있다.

며칠 전 스포츠계의 헤게모니 얘기를 했지만, 결국 헤게모니가 지배하더라도 노력과 실력을 통해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스포츠의 근본적 매력이란 점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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