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Essay 2002. 12. 30. 06:09

법의 정신





법의 정신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이란 저작을 누구든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삼권분립', '평등과 견제의 원리'란 말도 물론 들어보았을 것이다.
좋은 말들이다. 현재의 우리 사회, 우리 시대를 열어 준 멋진 저작으로 칭송받고 있기도 하다.

...

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이란 책 속엔 이런 구절도 있다.

『설탕을 생산해 내는 나무를 노예들을 시켜 경작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설탕 값은 아주 비쌌을 것이다.
노예들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까맣다.
그리고 코가 너무나 납작해서 가엾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지혜로우신 신께서 이렇게 온통 새카만 몸 속에다 영혼을, 특히 선한 영혼을 넣어 두셨으리라곤 상상할 수도 없다.』


(전에 어딘가에 기고글을 쓸 때 한 번 써먹었던 내용인데... 히히)

...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난 지금껏 '법'이라는 것이, 정말 내 인생을 다 걸어 볼 만큼 가치있는 것이라고는 생각해본적이 없다.
(그렇다고 다른 가치있는 것이 확실히 잡혀 있는 것도 아니지만... ㅡ_ㅡㆀ)
법학과에 다니기 때문에 법을 조금 들여다봤다는 것이 옳은 말일 것이다.

그런데 전에 전군이랑 걸어가다가 전군이 했던 말이 뒤통수를 딱 때렸다.
"어차피 우리야 인제 공부로 밥 먹고 살아야 될 사람들이고...(후략)"

평소같으면 아무렇지도 않았을 말인데 그 날따라 마치 대오각성한 것처럼 ㅡ_ㅡ;; 머리 속에 각인되었다.
'아... 내가 앞으로 법공부를 해서 밥을 먹고 살아야하는 거구나.'

왠지 묘한 느낌이었다. 어떤 것 한가지로 밥을 먹고 산다는 말을 할 땐, 그 한가지에 자신의 인생을 건다는 뉘앙스가 존재한다. 굳이 아니라면 어쩔 수 없지만, 일반적으론 분명히 그런 느낌이 있다.

나이를 먹는 것은 꿈을 한가지씩 한가지씩 덜어내는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또 그럴수밖에 없음을 마지못해서지만 조금씩 인정하면서도 난 아직도 해보고 싶은게 너무 많다. 그래서 저런 식의 어떤 한가지에만 집중하고 매진한다는 건 생각해보기도 싫은데...
(흠... ㅡ_ㅡa 쓰다보니 공부하기 싫은 애가 되지도 않는 이런저런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는 것 같다 ㅎㅎㅎ)


아무튼 우선 '법'에 대해서 그리고 그 '법의 정신'에 대해서(특히 우리나라의 그것에 대해서) 한번 깊게 생각해봐야겠다.
(지금껏 그렇게 팽팽 놀면서 생각해봤으면 됐지 뭘 또 생각해보냐? 이 인간아~ ㅋㅋㅋ)



* BGM : Enya - Hope has a place

* C-2100uz resize/contrast





(2002-12-30 18:36:18)
혹시 전군이 나요? 말을 보니 내가 자주하는 말인것 같기는 한데....법이라는 것이 단지 나의 고시의 목적만이 되어 있다는 사실에 무척 슬퍼하고 있습니다...
(2002-12-30 18:36:47)
분명 내가 생각하던 법은 이런게 아니었는데요....
(2003-01-01 01:22:49)
그래~ ^^;; 니가 원래 생각하던 법의 이상을 앞으로도 잊지 않도록 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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