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 Thoughts 2010. 12. 11. 01:14

눈을 보다

#1.

요즘 들어 사람들의 눈을 쳐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물론 빤히 쳐다보는 건 아니고, 슬쩍 보는 거긴 하지만.
난 예전부터 사람들 눈을 잘 못 쳐다봤는데, 딱히 이유가 있어서는 아닌 것 같고 그냥 부끄러워서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 감에 따라 사람의 눈이 그 사람에 대해 정말 많은 것을 알려준다는 사실을 점점 깨닫게 된다.


#2.

흔히 성공했다는 말을 듣는 사람들은 그 사람의 말투나 행동거지와 별개로 눈빛이 아주 매서운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관상이 좋다는 말을 듣는, 찢어지고 가는 눈은 정말 빤히 쳐다보지 않으면 눈빛을 보기가 어려웠다. 한데 그 빤히 쳐다봐서 겨우 느낀 그 눈빛은 정말 무섭게 번뜩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눈빛을 숨길 수 있기에 그렇게 생긴 상을 관상이 좋다고 하는지 모른다.


#3.

눈빛을 관찰하며 느낀 바를 솔직히 말하자면 눈빛이 매서운 사람들은 뛰어난 사람들이었으되, 정말 좋은 사람은 몇 보지 못했다. 그리고 나는 내 눈빛을 보지 못하지만, 설혹 뛰어나지 못하더라도 눈빛이 감추어져 있거나, 매서운 사람은 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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