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마신 흑마구의 위력


108변화구와 108직구(구속)로 타자들을 윽박질러오신 강속구의 달인 '아리랑' 전병호 선생



전병호 “에이스라 불러줘”…‘108변화구’ 위력

프로 야구 삼성 전병호(34)의 ‘108 변화구’가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전병호는 지난 30일 대구 LG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8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거뒀다. 전날 홈런 2방 포함 5점을 뽑았던 LG 타선을 조용히 잠재웠다.

전 병호의 3승은 팀 내 최다승 타이다. 올 시즌 9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2패. 방어율 3.06의 호성적이다. 1선발 브라운(3승2패, 방어율 2.86)에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다. 게다가 전병호는 중간 계투로도 한 번 나와 홀드 1개를 기록하기까지 했다. 삼성 투수진 중 규정 이닝을 채운 것도 브라운과 더불어 전병호가 전부다.

이제 삼성의 실질적인 에이스라고 불러도 좋다.

전병호는 5월 들어 더욱 힘을 내고 있다. 24일 SK전에서 2와 3분의 1이닝 동안 5실점(4자책)으로 부진했지만 나머지 4경기가 워낙 좋았다. 5월 방어율은 겨우 2.30.

공 이 빠른 것도 아니다. 전병호의 직구는 평균 구속 130㎞ 중반. 고등학교 일반 투수들의 구속과 비슷하다. 동대문구장을 찾는 스카우트들이 본다면 전혀 고려 대상에 넣지 않을 구속이다. 그러나 그 공에 타자들은 범타로 물러나기 일쑤다. 그도 그럴 것이 다양한 변화구가 전병호의 직구를 140㎞ 이상처럼 보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전병호의 변화구는 ‘108 변화구’로 불린다. 야구공에 붙어 있는 실밥의 수가 108개. 그 솔기 하나 하나를 이용할 정도로 공을 세밀하게 컨트롤하는 능력이 좋다.

삼 성 포수 진갑용은 아예 한 술 더 뜬다. “병호형 변화구는 108개다. 난 사인 낼 때 구종과 코스를 손가락으로 표시하는 게 아니라 손가락으로 숫자를 표시한다. 32번 변화구, 48번 변화구 하는 식으로”라며 너스레를 떤다. 물론 농담이지만 그만큼 다양한 구속의 다양한 궤적의 공을 던진다는 뜻이다.

전병호를 상대하는 타자들은 머릿속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워낙 다양한 방식으로 승부를 걸어오니 어느 구질, 어느 코스에 타이밍을 맞춰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전병호도 “지난해와 특별이 달라진 건 없다. 나를 상대하는 타자들은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게 내가 통하는 비결이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전병호를 맞는 타자들은 머리를 비우고 단순해져야 하는 걸까.

〈이용균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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