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promptus 2006. 11. 11. 22:33

창궁의 묘성

아. 기분 나빠.
방금 삼성이 져버렸다. 야구에 신경쓰지 말아야지 하고 매번 다짐하는데ㅠ 정말 그게 안 된다.
공부도 해야되고, 숙제도 해야되는데.. ㅆㅆㅆㅆㅆㅆㅆㅆ 욕 나온다. 줸~

괜히 기분이 나빠져서 놀기로 했다. 포스팅 못했던 거나 좀 해야지.

최근에 읽었던 작품, 아사다 지로 作. 창궁의 묘성.
이거 상당히 문제 많은 작품이다.

al(8979197217)아사다 지로가 사상이나 역사의식에 약간 문제 있는 사람이란 건 알고 있었지만;; 워낙 글이 재미있어서 즐겨봤는데, 이거 보고 나니까 정나미가 똑똑 떨어진다.

그만큼 왜곡이 심하다. 나 같이 중국사에 대해서 어설프게 아는 사람도 황당해 마지 않은데, 아마 전공자가 보면 코웃음을 치며 책을 집어던져버리지 않을까..
(나도 사실 한 번은 집어던져버렸는데, 어딘가하면 (작가가 '신'으로까지 표현하면서 청나라에서 유일하게 합리적이고 똑똑하고 냉철한 인간으로 묘사된) 이홍장이 엉뚱하게 점쟁이 말을 듣고 갑자기 원세개를 죽이라고 부하에게 밀명을 내려는 부분.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_- 게다가 작가가 펄벅의 '연인 서태후'를 무지 감동적으로 읽은 건가?;; 서태후를 왜 그렇게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건지.. 엄연한 역사적 사실마저도 정반대로 바꿔가면서까지 말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왜곡의 백미는 역시 일본의 대동아공영론을 철저하게 받아들여 거기 기반해서 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의 중국과 동아시아 역사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에효.. 안그래도 야구때문에 짜증나는데 이런 얘기까지 하니까 더 짜증이 나네.

아무튼 (읽다보면 자연스레 느껴지는 건데) 역사소설이란 건 아무래도 좀더 현실적이고, 좀 더 복합적인데, 아사다 지로는 그 작풍 자체가 흑백구도와 평면적/전형적 인간상을 주로 그리고, 영웅화를 작품의 모티브로 하는 사람이라서 그와는 좀 맞지 않는 것 같다.
잘라말하자면 유치한 부분이 많았다. '프리즌 호텔'에선 그 유치함이 미덕이었지만, 여기선 좀 아닌 것 같다고요.

그렇지만 더 큰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도 상당히 재미있다는 거다.
-_-

결론은
역사 자체는 복잡하고 유치한게 아니며,
역사소설은 역사책도 함께 보자는 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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