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 Thoughts
시47 - 바닷가 벤치
얌전한 칸쵸
2008. 8. 29. 22:57
바닷가 벤치
- 정희성 -
마음이 만약 쓸쓸함을 구한다면
기차 타고 정동진에 가보라
젊어 한때 너도 시인이었지
출렁이는 바다와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는 소나무 한 그루
그 위를 떠가는 흰 구름
그리고 바닷가 모래 위 작은 벤치에는
너보다 먼저 온 외로움이
너를 기다리고 있다
< 돌아다보면 문득, 창비, 2008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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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좀 유치하고, 너무 직접적이지만.
그러나 가슴을 설레게 한다.
떠나게 만드는 시가 몇 개 있다.
그리고 나는,
나만 아는 그런 시를 몇 개 꽁기꽁기 모아놓는다.
아무 때나 읽어서는 안 된다.
슬플 때 슬퍼하기 위하여,
떠나야 할 때 떠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