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대외적으로는 정치적 발언을 극히 삼가고 있다. 홈페이지에도 남기지 않았고, 다른 이들과 만났을 때도 그런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다. 뭐, 요즘 몇년간 별 생각없이 살다보니 삶의 궤적이 일정한 방향성을 형성하였고, 그러다보니 거꾸로 그게 일종의 방침이 되었는데, 꼭 지키려는 마음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깨려는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저냥 편해서 그러고 있는거다. 이렇게 살다보니 궁금한게 하나 생겼는데, 정치적인 감성을 드러내지 않는게 왜 편할까? 하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 결론이 대충 '국외자론'이다.
#2.
편함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처음 들었던 생각은 '외국에 나가면 편하다.'란 점이었다. 예전에 외국에 나가면 너무 편하고 좋다는 사람들에게 왜 그렇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대부분의 대답은 고민거리가 없어지기 때문. 나도 이에 동의한다.
예전 호주갔을 때. (외국갔던 얘길하니 왠지 쫌 그리워져서 하나 넣어본다;)
내가 말한 국외자란 개념도 이와 비슷하다. 우리나라의 정치상황에 대해서 외국정치 보듯이 반쯤 눈을 감아버리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국외자'란 용어의 '국'자는 나라 국(國)자가 아니라 판 국(局)자 임에 유의;) 그럼 당연히 고민할 것도 없어진다.
사실 이런 국외자 개념은 내가 아예 만들어낸 것은 아니다. 러시아 문학사에서 보면 국외자란 독특한 존재들이 연속해서 작품 속에 등장하던 때가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문학적으로도 상당히 조명되어 있는 편이다. 그리고 고다르의 작품 중에 보면 <국외자들>이란 초기작이 있는데, 이건 내용상으로는 내가 말한 바와 별로 연결되는 바가 없지만 분위기나 고다르의 카메라에서 일정부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관심있으면 알아들 보시라.^^ (참고로 영화는 상당히 경쾌하고 잼있다. 러시아 문학도 대부분 마찬가지!) 물론 이런 국외자는 이기적인 도피행각 정도로 볼 수도 있다. 그래서 러시아 문학의 '국외자'들은 비평가들에 의해 혹독한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하지만 나 개인적으로는 짜증나는데 잠깐 국외자가 되어보는 것도 괜찮지 않겠는가? 앞으로 아예 그런 이야기를 안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3.
국외자에 대해 갑자기 이야길한 것은 앞서 말했다시피 나름의 방침으로 하고 있는데 이따금씩 욱! 해가지고, 버러지같은 놈들을 마구 욕해버리고 싶고, 꾸짖어(?) 주고 싶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오늘도 올블에서 이런저런 글들을 좀 보다보니 박근혜 얘기가 이래저래 많이 있었는데, 박근혜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글을 써놓은 곳마다 민주통신블로그란 이름의 **질이 같은 놈이 트랙백을 걸어놓은 것이었다. ............................................ 쓰다 한참 생각하니, 이것도 좀 참아야겠다. -_- 국외자국외자
그냥 마무리해버리긴 심심하니, 신기했던 걸 하나 이야기하자면, 일반적인 블로거들이 박근혜에 대해서 '독재자의 딸이라고 해서 딸이 아버지 독재자의 과오를 짊어져야한다는거냐?'란 논리를 많이 펴고 있더라는 것이다. 음.. 국외자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상당히 신기한 리플들이었다.
#4.
(썼다 지웠다하다가 결국 다시 붙인다) 결국 국외자론은 정치적 무관심을 다르게 표현하는 것에 불과한데.. 아도르노의 '순수시는 정치적이다'란 말이 뇌리에 계속 따라붙는다. 무관심을 가장해보아도 본질은 원래 뻔한 것이고. 나는 세계 안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