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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20 - 편지

얌전한 칸쵸 2006. 11. 1. 16:31
편지

                                         - 윤동주 -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잠 못 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 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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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는 나와 성격이 비슷했을 것 같다.
척하기의 달인? ㅎㅎㅎㅎㅎ
글에서 솔직해지는 건,
이런 사람들의 숙명이다.
솜씨는 둘째치고라도..

편지를 써 본 것도, 받아 본 것도
꽤 오래되었구나.